형사가 깡패가 되어 돌아온다
악질형사 해식은 승진을 눈 앞에 두고 쌍둥이 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정직당한다. 동생의 유골을 들고 고향 주문진을 찾은 그는 자신을 동생 해철로 오해하며 린치를 가하는 종두 일당을 만나게 된다. 한물 간 깡패 번개는 해식을 데려가 극진히 보살피고 자신을 해철로 오해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낀 해식은 동생의 과거 행적에의문을 갖게 된다.해철이 돌아왔다고 믿는 번개는 옛 동료를 부르고 해식은 해철 행세하며 이들과 어울리게 된다. 횟집의 신축을 앞두고 이권다툼을 벌이며 계속 종두 일당에게 당하는 해식. 그러면서 자신을 아꺼주는 번개에게 인간적 정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몰랐고 관심조차 없었던 동생의 과거를 차츰 알게 되는 해식은 점점 동생을 이해하게 된다.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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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火山)이자 만년설에 덮혀있는 백산(白山) 킬리만자로. 영화 <킬리만자로>는 오승욱 감독의 첫 번째 등정길이지만, 사실 영화는 아프리카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영화의 배경은 아프리카의 산이 아닌 주문진 바닷가다.more
<킬리만자로>는 쌍둥이 형제인 해식과 해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형사인 해식의 총을 빼앗아 동생 해철이 자살하는 첫 장면을 기점으로 시간은 쌍둥이의 서로 다른 과거와 반쪽만이 남은 현실로 나뉘고, 공간은 도망치듯 빠져나온 주문진과 돌아가야 할 주문진을 오간다.
똑같은 반쪽을 통해서 도드라지는 것은 자신의 결핍이고 증폭되는 것은 상대의 위협에 대한 불안이다. <킬리만자로>는 온전한 "몸통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치받는 "머리 둘"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설정하지만 해식이 동생의 흔적들을 끼워 입고 해철로 살아가는 후반부에 이르면 삶의 비릿함이 새하얀 눈으로 덮힌다. 박신양이 1인 2역을 맡고 안성기가 번개 역에 가세해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던 <킬리만자로>의 순제작비는 13억원 정도.
<그 섬에 가고 싶다> 연출부를 시작으로 오승욱 감독은 <초록물고기> 조감독, <8월의 크리스마스>와 <이재수의 난>의 시나리오 작업 등을 거쳐 데뷔했다.
감독 한마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건 흰눈이 쌓인 정상에서 숨이 멎은 채 등을 내보이고 쓰러져 있는 한 사내와 그를 지켜보는 또 다른 사내의 모습을 잡은 이미지가 떠오르면서부터다. 그들을 해식과 해철로 보아도 무방하다. 자기 반쪽에 대한 거부는 자신을 지탱해주던 끈을 끊어내는 일이고 그들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죽은 자의 무거운 침묵과 아직은 살아있는 자의 허망한 시선은 추락의 결과다. 그러나 해식과 해철 같이 비루하고 너덜너덜한 삶에도 그 얼룩이 새하얗게 표백되는 정화의 순간은 있다. 해철의 흔적들을 고통스럽게 모으면서 해식은 해철이 되어간다.
반쪽 해식은 자신을 비우고 반쪽 해철을 그 안에 채운다. <킬리만자로>는 바리새인 사울이 사도 바울이 되는 기적의 순간과도 같은 그 합치의 찰나를 놓치지 않고 잡아낼 생각이다." / 씨네21 235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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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차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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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오승욱
허진호
배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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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석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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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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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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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박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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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녹음
김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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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킹
김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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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감독
정두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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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
김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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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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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이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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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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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효과
정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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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윤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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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팀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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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우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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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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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홈
http://www.sidus.net/movie/kilimanjaro/index.htm
수상내역
- [제38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조연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