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아름다운 소녀 샤샤가 아르메니아로 찾아온다. 러시아인 아버지와 아르메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샤샤는 카라바흐 전쟁 중 사망한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온 것이다. 구소련의 해체시기에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였던 국경지대 카라바흐에는 많은 아르메니아인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독립을 주장하면서 아제르바이잔과 갈등을 벌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 러시아 군인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이 갈등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90년대 초반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에 대한 후일담인 동시에 지금도 진행 중인 갈등에 대한 이야기다. 아르메니아에서 출발해 조심스럽게 국경을 넘는 장면에서 감독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딛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면을 제시한다. 샤샤의 등장은 많은 사람에게 과거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녀의 젊음과 발랄함은 상처를 극복하고 또 다른 시절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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