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가을, 행당동 하왕지구의 풍경은 마치 전쟁이라도 휩쓸고 지나간 듯 하다. 곳곳에 쌓인 타이어 바리케이드와 각목을 든 사람들. 철거에 대비하며 긴장이 감도는 마을 한 곳에는, 화염병 가득한 철탑이 세워져 있다. 사람들은 이 탑을 “승리의 탑”이라고 부른다. 달동네 세입자들의 연대와 투쟁, 꿈을 상징하는 탑이다. 철거민들에 대한 감독의 지속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다큐. 그저 현실만을 담는데 그치지 않고, ‘재개발임법안’ 등을 제시하며 한국주택문제의 근본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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