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나는 킬러가 되었다!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는 두 여자가 위험한 동네의 낡은 아파트 이층에 마주보며 살고 있다.갈리아는 인신매매 마피아에게 연루되어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킬러로 살고 있다. 그녀가 원하는 건 러시아에 두고 온 친딸을 만나는 것뿐이다. 마트에서 캐셔로 일하고 있는 엘레나는 남편에게 심한 학대를 받고 있다. 그녀는 복권에 당첨되어 남편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꿈이다. 두 여자는 서로 지금의 현실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의지를 공감하게 되면서 서서히 우정을 쌓게 된다.
갈리아는 빼앗긴 여권을 돌려받기 위한 자신의 마지막 처리 대상이 여자인걸 알게 되자 임무를 거부하고, 끊이지 않는 남편의 폭력에 질린 엘레나는 어느 날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갈리아와 엘레나의 자유를 위한 위험한 탈출이 시작된다.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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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델마와 루이스>는 평범한 가정주부들이 짝패를 이루어 모험의 길을 떠나 총을 소유하게 되는 이야기의 원형을 제시했다. 올해 오픈 시네마에서 소개되는 <키롯>은 이스라엘판 <델마와 루이스>라 할만하다. 갈리아는 이스라엘에서 암약하는 무시무시한 러시아 지하조직에 매여 있다. 고향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딸과 재회하고픈 마음뿐인 갈리아는 여권과 돈을 되찾기 위해 조직의 마지막 제안을 받아들여 암살자로 활약한다. 허름한 아파트에 거주하게 된 그녀는 옆집 사는 여자 엘리노어가 매 맞는 아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에게 아이를 빼앗긴 갈리아의 경험과 폭력적인 남편에게 억압받는 엘리노어의 경험은 두 여성을 가깝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갈리아는 경쟁 조직 보스의 애인을 사살하라는 명령 앞에 주저하게 된다. 그 목표물이 다름 아닌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중적인 액션영화 문법 속에 만만치 않은 여성 연대의 하위 주제를 새겨가던 <키롯>은, 서사가 처음부터 암시한대로, 갈리아와 엘리노어의 목숨을 건 탈출과 더불어 종결로 향해간다. 한번 준비된 총은 반드시 발사되기 마련이고, 한번 시도된 탈출은 성공이든 실패든 그 결말이 있기 마련이다. 두 여성 짝패의 탈출은 성공할 것인가. <키롯>은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에 총으로 맞선 두여성의 ‘피도 눈물도 없는’ 모험담이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