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미청년 영민은 지하철을 배회하다 쓰레기통에 물건을 버린다. 플랫폼에서 우연히 영민을 만난 지원은 그에게 반가움을 표시하지만 영민의 표정은 불안하며, 그는 지원의 또 연락하자는 얘기도 듣는 둥 마는 둥하고 떠난다. 영민이 그토록 불안해 보였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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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은 머리카락처럼 엉켜있는 서울의 지하철 곳곳을 배회하고 있다. 배회는 도시의 젊은이들에게는 아주 잘 어울리는 단어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이 조직적인 어떤 방향을 향해서 진행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도시의 조직적이고 정체된 삶 안에서 갑작스레 일탈이 벌어진다. 이 이야기가 보여주고 제기하는 무섭고 두려운 사실은 이 도시에서의 삶이 결코 젊은이들에게 가치 있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해서 뿐만이 아니다. 그것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삶을 찾아보려는 노력마저 배회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