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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키스

Un baiser s’il vous plait Kiss Please

2007 프랑스 15세이상관람가

멜로·로맨스, 드라마 상영시간 : 96분

개봉일 : 2009-06-18 누적관객 : 23,639명

감독 : 엠마누엘 무레

출연 : 미카엘 꼬엔(가브리엘) 비에르지니 르도엔(주디트) more

  • 씨네216.50
  • 네티즌7.44

“키스는 마음을 빼앗는 가장 힘세고 위대한 도둑이다”

여행 중 우연히 이뤄진 로맨틱한 하룻밤!

미모의 디자이너 에밀리는 초행인 낭트에서 길을 헤매는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가브리엘에게 호감을 느끼고 디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낭만적인 데이트를 마친 후 가브리엘은 다음날 파리로 돌아가야 하는 에밀리에게 ‘굿바이 키스’를 하려고 하자
“하고는 싶지만 안 하는 게 좋겠어요. 가벼운 키스도 하고 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잖아요”라며 정중히 사양한다.
에밀리에게 키스를 거절할만한 특별한 사연이 있다는 걸 눈치 챈 가브리엘은 밤이 늦었으니 요점만 얘기해 달라고 조른다.
엷은 미소를 짓던 에밀리는 주디트의 키스에 관해 숨겨진 사연을 들려주기 시작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던 에밀리와 가브리엘은 아쉬움을 가슴에 남기고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달콤한 키스의 마력에 빠져버렸다!
주디트는 서로의 연애사까지 시시콜콜 털어 놓고 지내는 오랜 친구 니콜라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연인과 헤어진 니콜라는 육체적 애정결핍을 호소하며 주디트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주디트는
망설임 끝에 그의 요청을 받아들인다. 가볍게 생각했던 단 한번의 키스로 달콤한 키스의 마력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던
주디트의 사연은 에밀리가 굿바이 키스를 망설이게 하는 특별한 이유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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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4명참여)

  • 6
    박평식망설임과 의외성이 끌어내는 재미
  • 7
    안현진키스, 마음을 여는 문
  • 7
    유지나키스를 잘하면 에로스가 풀리나니~ 어찌 거부하리 ㅎㅎㅎ
  • 6
    황진미전지적 작가 시점의 액자형식이라니, 그녀는 소설가?
제작 노트
낯선 여행지의 하룻밤, 그리고 작별 키스…
눈과 귀를 뗄 수 없는 그들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늘 똑같던 일상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새롭고 낯설게 다가올 때, 짜릿한 낭만의 순간을 떠올리게 된다. 낯선 여행지에서 근사한 누군가를 발견했을 때 그와 마주보고 향긋한 와인 한 잔을 마시고, 멋진 데이트를 나눈 후 촉촉한 입술이 맞닿는 달콤한 키스를 상상하는 것은 지나친 사치는 아닐 것이다.

엠마누엘 무레 감독의 <쉘 위 키스>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이런 낭만의 순간과 키스에 대한 사랑스런 이야기를 세련된 솜씨로 그려낸 로맨스다. 일 때문에 낭트에 들른 매력적인 직물 디자이너 에밀리,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는 가브리엘. 이들의 만남은 달콤한 와인과 소근소근 유쾌한 담소가 곁들여진 저녁 식사로 이어진다.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오고 가브리엘은 에밀리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려 하자 에밀리는 키스하고 싶은 욕망을 꾹 참고 이를 물리친다. 지구상에서 가장 키스를 많이 하는 국가 프랑스에서 그저 가벼운 작별의 키스도 허락하지 않는 에밀리의 태도에 호기심이 발동한 가브리엘은 결국 그녀에겐 사랑하지 않는 사람 외에는 절대 키스를 할 수 없는 특별한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가브리엘의 끈질긴 부탁으로 마침내 에밀리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주디와 니콜라의 키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밤이 깊어지자 호텔방에서까지 이어진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키스가 두려운 여자 에밀리와 그런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은 남자 가브리엘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단 한번의 키스로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길을 걷게 된 아주 오래된 친구 주디와 니콜라의 이야기. 낯선 여행지에서의 낭만적 만남과 키스를 둘러싼 스토리,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 흥미로운 <쉘 위 키스>는 여성들이 바래 마지 않는 로망을 마음껏 자극할 것이다.

액자식 구성으로 완성된 키스에 관한 가장 흥미로운 천일야화

<쉘 위 키스>의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낭트에서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데이트를 즐기는 에밀리와 가브리엘의 이야기. 그리고 에밀리가 가브리엘에게 들려주는 주디와 니콜라의 키스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 ‘이야기 속 이야기’ 즉 액자식 구성를 가지고 있는 <쉘 위 키스>는 두 커플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교차하며 관객들을 눈과 귀를 영화에 집중시킨다.

액자식 구성은 <미술관 옆 동물원>, <클래식> 등에서도 사용돼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으며 여전히 많은 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다. 곡선을 그리듯 동시에 진행되는 두 개의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천일야화를 엿듣는 듯 한번 듣기 시작하면 빠져드는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즉,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나머지 이야기의 결론을 남겨놓고 팽팽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감독이자 주인공 니콜라 역을 맡은 ‘엠마누엘 무레’ 감독은 액자식 구성이 가진 최고의 장점을 활용해 영화를 완성시켰다. 그는 액자식 구성이 갖는 흡입력이란 장점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의도적으로 다른 한 가지 장치를 영화 속에 매우 영리하게 걸어놓는다. 그것은 바로 이야기의 영향을 영화화하는 것이다. <쉘 위 키스>에서는 매력적인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안고 싶은 욕망을 참는다. 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관객들은 남자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 속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새 그 이야기를 사실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관객들은 이야기에 영향을 받고, 이야기는 관객들의 판단에 깊게 관여하고 정서를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관객들은 점점 영화에 빠져들게 되고 이야기에 더 큰 흥미를 느끼게 된다. <쉘 위 키스>는 여성들의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것은 물론 액자식 구성이라는 독특한 구성을 통해 굳게 닫혀있던 비밀의 서랍을 몰래 열어보는 듯 짜릿한 쾌감을 안겨줄 것이다.

모차르트부터 슈베르트, 그리고 차이코프스키까지
클래식 거장들의 낭만적 선율이 만드는 ‘키스 바이러스’!


<쉘 위 키스>는 19세기 후반 가장 뛰어난 음악가로 손꼽혔던 ‘안토닌 드보르작’의 풍부한 감성과 그윽한 선율이 흐르는 ‘슬라브 무곡(Danses Slaves Op 72 n˚2)’와 함께 시작된다. 우아하면서 우수가 깃든 드보르작의 감성이 스크린에 머무는 사이, 에밀리와 가브리엘의 우연한 만남이 이뤄진다. 그리고 늦은 밤 에밀리가 주디와 니콜라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는 차이코프스키의 역작 ‘백조의 호수(Le lac des cygnes)’ 중 익살스럽고 귀여운 연주가 흘러나오며 이야기의 감칠맛을 더한다.

<쉘 위 키스>는 낯선 여행지에서의 낭만적 만남 그리고 달콤한 키스의 이야기를 위해 거장들의 클래식 음악을 곳곳에 배치해 영화의 무드를 형성한다.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를 비롯, 차이코프스키, 슈베르트, 드보르작, 베르디 등 화려하고 풍부한 선율과 아름다운 화음을 자랑하는 작곡가들의 음악을 OST로 사용해 마치 한편의 클래식 공연을 본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특히 오스트리아 출생으로 초기 독일낭만파를 대표하는 작곡가 ‘슈베르트’의 음악들은 ‘주디’의 남편 ‘클라우디오’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로 설정돼 <쉘 위 키스>의 핵심요소로 활용했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각 주인공들의 심정 변화를 표현하듯 유려하게 스크린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선율로 자칫 가볍게 보일 수 있는 영화의 스토리를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한편 주디와 니콜라의 테마는 차이코스프키다. 그들의 만남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대표곡인 ‘백조의 호수’ 중 제 3곡 ‘작은 백조의 춤(Danses des cygnes)’이 주로 사용됐다.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 지크프리트 왕자가 오데트를 무도회에 초대한 뒤 기뻐하는 백조들의 설레는 마음을 섬세한 선율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이 곡은 주디와 니콜라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오랜 친구였지만 키스로 인해 서로에게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생기는 설렘과 감정의 변화가 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낭만적인 키스를 부르는 클래식 음악들의 향연. 거장들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키스 바이러스를 담은 <쉘 위 키스>는 관객들을 달콤하게 전염시킬 것이다.

철저한 계산과 치밀한 설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

엠마누엘 무레 감독은 니콜라와 주디트의 캐릭터를 설정함에 있어서도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특히 두 남녀의 직업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공해준다. 애인과 헤어진 후 육체적 애정결핍을 호소하는 니콜라의 직업은 수학교사이고, 그의 결핍문제 해결을 돕는 주디트의 직업은 실험실 연구원이다. 두 직업의 공통점은 합리적인 추론을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니콜라는 보통의 인물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제안을 주디트에게 하고, 주디트 역시 실험이라는 명목 하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둘 모두 이성적 사고방식에 의해 단 한 번의 실험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 의심치 않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엠마누엘 무레 감독은 두 주인공이 내면에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사람이길 원했다. 때문에 니콜라와 주디트는 차가운 이성이 아닌 뜨거운 감정에 지배 당하며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최선의 연기와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낸 최고의 로맨스!

“저는 배우들에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고, 연기 지도 역시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대본을 읽을 수 있도록 시간을 여유 있게 주었을 뿐이죠. 배우들의 본능에서 나오는 연기를 따랐습니다. 그들과 함께 작업한 것은 저에겐 큰 기회이자 영광이었죠.”
- 엠마누엘 무레

엠마누엘 무레는 실력 있는 감독이기 전에 이미 여러 편에 배우로 영화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연기자이다. 각 캐릭터가 특유의 색깔을 가지고, 사실적인 감정을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엠마누엘 무레가 감독이자 배우로서의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작품을 연출하며 갈고 닦은 노하우와 적확한 캐스팅, 그리고 배우들에게 최고의 연기를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엠마누엘 무레 감독의 탁월한 감각은 <쉘 위 키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최고의 상업도시 낭트! 로맨틱한 도시로 재탄생하다!
<쉘 위 키스>에서 직물 디자이너 에밀리가 출장차 찾은 낭트는 프랑스 파리 남서쪽에 위치한 굴지의 무역항이자 최고의 상업도시로 손꼽히는 곳이다. <쉘 위 키스>에서는 낭만의 도시 파리 외에도 낭트를 함께 주요 배경으로 설정해 에밀리와 가브리엘의 러브 스토리를 달콤하게 그려낸다. 이제 <쉘 위 키스>를 본 관객들이라면 가보고 싶은 프랑스의 여행지로 파리와 함께 낭트를 손꼽게 될 것이다.

‘유지나’ 영화 평론가가 본 ‘쉘 위 키스’

마음과 몸의 깊은 소통. 그런 경지를 사랑이라고 한다면 키스야말로 그 길에 들어서는 문의 손잡이다.

변화무쌍한 연애탐구 심리극이 프랑스영화가 가장 잘 해내는 전공 분야인데, 이 영화는 키스를 중심으로 기발하고 심오하게 연애심리를 뒤집어 보인다.

순간적인 열정으로 저 사람과 키스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날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지금까지야 어떻게 대처했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함부로 키스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거꾸로 키스야말로 로맨스 행위의 핵심이란 점을 새삼 깨닫게 되어 이전보다 더 정성껏 혼을 바쳐 키스를 잘하게 될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명대사 중 하나는 키스에 대한 것이다. 줄리엣은 입술은 기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키스를 거부한다. 로미오는 순례자를 빙자해 죄를 사하기 위해 손에 하는 키스를 입술에 하도록 해달라고 애걸한다. 그럼 자신의 입술로 죄가 옮겨 온다고 나무라는척 하면서 줄리엣은 입술을 허락한다. 서서히 달아오르던 에로스 에너지가 단 한번의 키스로 점화된다. 이어 거듭되는 키스들... 프루스트 말처럼 키스는 늘 또 다른 키스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볼에 살짝 입맞추는 비주가 인사인 프랑스에서 키스는 거리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벌어지는 또 다른 일상이지만, 이 영화에서 키스는 심오한 연애심리학이 되어 96분간 전편을 장악한다.

친절을 베푼 후 가브리엘(미카엘 꼬엔)이 요구한 가벼운 작별의 키스조차 거절하며 에밀리(줄리 가예트)가 풀어놓는 친구의 엄청난 키스경험담. 여기서부터 키스소동극이 도입된다. 남편과 그런대로 잘 지내는 주디트(비르지니 르도엥)는 애인과 헤어진 오랜 친구 니콜라(엠마누엘 무레, 감독이기도 하다)의 요구로 키스를 허락하면서 친구가 연인이 되는 혼동에 빠져든다. 연애의 속내까지 털어놓으며 오랜 우정을 가꿔온 두 사람은 파트너가 있지만 그 놈의 키스 한방의 매혹에 온갖 해프닝을 벌이게 된다. 솔직하게 자신의 느낌을 토로하는 자기 감정의 객관화, 일상적인 시시껄렁함조차 인간의 속내를 깊이 들여다보는 징표로 삼는 현미경같은 세밀한 시선 (일상의 세밀한 관찰이란 코드가 강력한 프랑스에서 홍상수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사소한 것도 예술적으로 소화해내는 에스프리 넘치는 말솜씨가 우리를 키스감정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어찌 이 초대장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는 이전보다 키스를 더 잘 하고픈 당신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팁:
1. 드보르작에서 시작하여 챠이코프스키, 베르디, 결정적으로 달콤하고 섬세한 감정을 분해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곡들이 키스심리학을 우아하게 장식한다. 마치 음악감상실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줄 정도로 클래식 향연이 펼쳐진다.

2. 줄리 가에트의 우아하고 세련된 자태 꾸밈없이 솔직한 태도, 그리고 세헤라자데같은 말솜씨가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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