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집 처녀인 꽃네(김지미)는 벙어리여서 혼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고심 끝에 꽃네의 부모님은 상놈인 만복(이낙훈)에게 꽃네를 시집보낸다. 만복과 꽃네는 아들 돌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던 중, 만복은 노름과 여자에게 빠져 집을 나간다. 한참 후에 만복은 작부인 여자(남정임)을 집에 데리고 와 살림을 차리고 꽃네와 돌이를 핍박한다. 꽃네는 결국 친정으로 쫓겨가고, 돌이는 엄마를 찾으러 갔다가 호랑이에 물려 죽는다. 만복의 돈을 노리고 접근했던 여자는 결국 만복을 떠난다. 뒤늦게 꽃네의 헌신을 깨우친 만복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꽃네와 새롭게 다시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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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가족에게 헌신하는 조강지처의 미덕을 강조하는 영화이다. 이 작품에서 조강지처는 벙어리 여성으로 상징되며, 이는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아내에게 강요되는 삼종지도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또한 난봉꾼인 가부장으로 인해 가정이 흔들린다 하여도 여성이 인내하고 희생하면 결국 가족이 회복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여성 역할에 대한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이 영화는 결국 봉건적 가족 질서의 회복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감상포인트
요염한 매력을 주로 선보이던 김지미가 벙어리 여성으로 분하여 헌신하는 아내 역을 소화해내는 점이 볼만하다. 또한 이 영화는 향토적 풍광과 벙어리 꽃네의 헌신이 미묘하게 어울리며 서정적 느낌을 산출한다. 한편 70년대 트로이카 중 한 명인 남정임이 후처로 들어와 악역을 하며 김지미와 대립하는 점은, 60년대 후반에 이루어졌던 여배우의 세대교체를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 같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