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자신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그 전화를 받고 발작을 일으키며 죽어간다면? 정통 호러영화를 표방하는 영화 <폰>은 제목 그대로 전화(휴대폰)를 매개로 한 공포영화다. 영화 <링>이 비디오를 이용해 공포를 전염시켰다면, 여기서는 현대인들의 필수품인 휴대폰이 등장한다. 휴대폰으로 전달되는 정체불명의 메시지. 그 메시지를 받는 사람은 극한 공포상황을 체험하며 발작을 일으키고 죽어간다. <가위>를 연출한 안병기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하지원, 김유미, 최우제가 주연을 맡았다. 지난주 초 부산 해운대 인근 도로에서 있었던 촬영은 액션영화를 연상시키는 자동차 추격전. 대형 트레일러까지 동원된 이날 촬영은 잡지사 기자인 서지원(하지원)을 지원의 기사로 인해 피해를 본 정신과의사인 차진우(정성환)가 좆는 장면이다. 원래는 서울에서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장시간 도로통제가 어려워 부산영상위원의 도움을 받아 부산에서 촬영했다. 앞서 지난 2월 말에 있었던 서울 로댕갤러리에서의 촬영현장. 지원과 그의 친구 호정(김유미) 그리고 호정의 딸 영주(은서우)가 미술관에 놀러왔다가 지원의 휴대폰을 받은 영주가 발작하는 장면이다. 6살배기 꼬마 연기자 은서우의 발작 연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을 돋게 만들 정도로 압권이었던 이날. 연기가 끝나고도 계속 우는 꼬마 배우를 달래느라 스탭들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이번 작품은 피가 나오거나 하는 잔혹한 장면이 없는, 심리적인 공포를 다룬 매혹적인 절대 공포영화”라는 것이 안병기 감독의 설명. “리얼리티가 무시되는 상황에서 전개 관객에게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제공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안 감독은 그만큼 연기자들의 연기에 많은 신경를 썼다고. 현재 90%으로 이상 촬영했고 ,오는 7월 개봉예정이다. 사진·글 정진환
사진설명
1. 지원의 휴대폰으로 온 전화를 받고 공포에 휩싸이는 영주를 달래는 지원과 호정.
2. “서우야, 잘했는데 한번만 더 해볼까? 소리를 더 크게 해서 말이야.” 안병기 감독은 자신의 주문에 적응을 잘하는 꼬마 배우가 기특하기만 하다.
3. “서울에서는 엄두가 안 나는 촬영이에요.” 부산에서 있었던 자동차 추격장면.
4. 부산에서 있었던 촬영현장. 지원의 원조교제 기사로 피해를 본 정신과의사 차진우는 지원을 죽이려고 쫓아다니다가 지원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는데….
5. 친구 사이인 호정과 지원. <가위>에 이어 안병기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하지원은 “공포라는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오직 표정으로만 연기하는 게 힘들었다”고.
6.TV드라마 <수호천사>에서 송혜교의 딸로 나오면 유명세를 탄 영주 역의 은서우. 촬영 중간중간 그림 맞추기를 하며 애교가 넘치던 이 꼬마 배우는 촬영에 들어가면 180도로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