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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취향, <타인의 취향>
김혜리 2001-03-22

피부색이나 국경과 다르게 아무도 열심히 입에 올리지 않지만 인간사회를 강력하게 분리시키고 있는 경계. 취향의 차이는 사소해 보이지만 실상 몹시 중대한 인생살이의 이슈 중 하나다. 매너에 관한 코미디 <타인의 취향>은 끝말잇기처럼 엮인 관계의 사슬을 타고 흘러간다.

모든 일의 시작은 돈은 많지만 지성이 부족한 기업체 사장 카스텔라가 영어교사인 여배우 클라라에게 반하면서부터. 클라라는 바텐더 마니와 친구 사이고, 바텐더는 경호원과 사귀고, 경호원은 운전기사와 함께 일하고, 기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위해 핸들을 잡고, 그 디자이너는 다름 아닌 미세스 카스텔라다. 클라라와 그녀의 보헤미안 예술가 친구들 틈에 끼어들고픈 카스텔라의 순진한 바람은 그로 하여금 느닷없이 콧수염을 밀고 서툰 영어로 연시를 쓰게 만들지만 클라라는 무덤덤하다. 그런가하면 고지식한 경호원 모레노는 그의 마음을 빼앗은 바텐더 마니가 마리화나를 거래하는 사실을 알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생생한 인간관계의 연쇄를 통해 입맛과 눈높이, 센스와 센서빌리티의 충돌을 묘파한 이 세련된 시추에이션 코미디의 감독은 코미디 연기로 프랑스에서 사랑받아온 배우 겸 작가 아녜스 자우이. 그녀는 입봉작인 이 영화에서 남편이자 공동 각본가로 활동해 온 장-피에르 바크리와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까지 3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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