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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 DTS
2002-04-24

DVD/메인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 Le>dts-2Disc 2001년, 감독 장 피에르 주네 자막 한국어 오디오 (프랑스어) DD 5.1, DTS 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 지역 코드 0 출시사 씨넥서스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결정적으로 나를 사로잡은 영화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였다. 우울하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에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가 시각적으로 표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끝없는 경탄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할리우드에서 한동안 방황을 하다가 정체불명의 <아멜리에>로 다시 돌아왔을 때, 내가 느낀 거부감은 예상 외로 컸다. 오죽했으면 영화를 봤냐는 주변의 물음에 “그게 뭔데?”라고 대답을 했을까. 하지만 주변의 증폭되는 찬사에 궁금증 또한 늘어갈 수밖에 없었고, 못이기는 척 극장으로 따라나섰다. 비록 나를 사로잡았던 감독의 ‘잔혹미’는 한 조각도 찾을 수 없었지만, <아멜리에> 속에 펼쳐지는 파리 시내의 믿을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인 정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을 해버렸다.

그 <아멜리에>가 DVD로 출시되었다. 이 잘 만들어진 DVD의 탄생 배경은 오디오 코멘터리에서 주네 감독이 ‘<록키>나 <식스 센스>의 DVD를 보고 운명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힌 부분에서 잘 설명된다. <록키>와 <아멜리에> 사이에는 태평양만큼이나 넓고 복잡한 연상작용이 존재하겠지만, 감독이 DVD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아멜리에> DVD가 드라마로서는 드물게 DTS까지 갖출 정도로 음향에도 신경을 썼으며, 감독의 흑백 단편영화까지 수록된 디스크 하나 분량의 서플먼트를 자랑하게 된 것은 그런 주네 감독의 이해가 바탕이 된 것이다.

감독 나름대로의 ‘DVD 잘 활용하기’에 대한 해답은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With Amelie’ 코너. 특히 ‘Video’ 부분에서 보여지는 제작 다큐멘터리는 특이하게도 제작 전반에 걸친 영상자료를 옴니버스식으로 다시 나눠 홈비디오 촬영기법을 통해 보여주는데, 기획의 참신함은 물론 자유분방한 현장 스케치와 독특한 편집에 넋이 빠질 정도. 또한 아멜리에 역의 오드리 토투가 십수 가지의 헤어스타일을 시험해보는 자료화면도, 그리고 “죄송해요”로 끝을 맺는 NG 장면들이 들어가 있는 ‘Audrey tautou's Fantasy’ 부분도 재미 만점.

이 밖에도 유럽의 대표적인 출판만화인 <땡땡>식의 만화체로 그려진 스토리보드, 촬영현장을 마치 관광엽서처럼 찍어놓은 Photo Gallery, 관객과의 공개인터뷰 등 할리우드식과는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다른 감각으로 꽉 채워진 <아멜리에> DVD는 영화 자체만큼이나 인상적이며 사랑스럽기 그지없다.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아멜리에>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