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덤보>와 <밤비>의 동화세계로! 월트 디즈니의 2002 여름 애니메이션 <릴로와 스티치>는 이야기에서부터 캐릭터, 색감에 이르기까지 온통 따스함으로 넘쳐난다. 지난해 <아틀란티스>에서 각진 얼굴의 인물들과 함께 거친 어드벤처에 몸담았던 디즈니가, 다시 전공인 ‘단순함과 온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주인공 ‘릴로’는 외로이 언니와 단둘이 사는 하와이 소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즐기고 훌라춤을 추며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랑스런 아이다. 그녀에게 ‘오하나’(하와이 말로 ‘가족’이라는 뜻)를 이뤄주기 위해 릴로의 언니 ‘너니’는 길잃은 애완동물 보호소에 간다. 그곳에서 만난 것이 ‘스티치’. 말도 할 줄 알고 희한하게 생긴 스티치는 사실 외계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지구로 도망쳐온 외계인으로, 지구에서 몸을 숨기기 위해 개인 척 하는 ‘못된’ 존재다. 스티치는 곧 릴로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릴로, 너니, 스티치는 정겨운 ‘오하나’가 된다. 얼마 뒤 외계에서 스티치를 잡으러 온 이들이 릴로를 잡아가자 스티치는 릴로를 구하러 떠난다.
<릴로와 스티치>는 수채화처럼 부드러운 배경에 오동통 귀여운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게 살아숨쉬는, 밝고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다. 외롭지만 발랄한 소녀 릴로와 그의 외계친구 스티치가 한 가족으로 정들어가는 이야기만큼이나 아름다운 그림이 마음을 곱게 물들이기 충분하다. 디즈니다운 그림체를 한껏 살리고 거기에 감성 풍부한 내러티브를 얹은 <릴로와 스티치>는 올 여름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 같다.최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