少林足球
제작 이력지 감독 각본 주성치 출연 주성치, 오맹달, 조미 수입 태원 엔터테인먼트 홍보 영화방 개봉예정 5월17일
“그들이 돌아왔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으며 범상치 않은 사건을 예고하는 순간, 한 청년의 외침이 정적을 깬다. 뒤이어 펼쳐지는 장면은 마침내 기(氣)를 회복한 소림사 출신 축구선수들의 비장한 부활. 다리를 180도로 벌리고 공중에 정지해 있거나 합장자세로 물구나무를 선 그들에게선 진정 아픔을 극복한 축구전사의 풍모가 배어나와야 할 텐데, 너무도, 너무나도, 웃기기만 하다. 어쩌겠는가. 이 영화는 감독도 각본도 주연도 모두 주성치 혼자 다 해먹은 영화인 것을.
홍콩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샤오린 사커>는 주성치의 뻔뻔한 코미디가 극에 달한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소림사에서 무공을 수련한 뒤 세상을 무술천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은 청년 씽씽. 그러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은 소림무술 따위 잊은 지 오래다. 그는 왕년의 ‘황금발’ 명봉을 코치 삼아 사형 사제들과 함께 중국 축구대회에서 우승하기로 마음먹는다. 홍보에는 더할 나위 없는 전략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속세에 찌든 사형제들은 좀처럼 예전의 내공을 회복하지 못한다.
말로는 표현 불가능한 이 영화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소림사의 전통을 역시 표면적으로는 진지한 주제에 담으면서 파렴치한 유머를 구사한다. 태극권으로 장엄하게 빚어내는 만두 반죽, 최후의 결전을 앞에 두고 남의 골문 막으러 종종거리며 뛰어가는 골키퍼, 두 남자의 입 안에서 왔다갔다하는 날계란과 그 순간 몸을 파르르 떨며 잔디를 움켜잡는 한 남자의 손등. 무려 600컷을 CG로 작업하고 최대 5천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한 <샤오린 사커>는 예산에 짓눌리지 않는 주성치의 카리스마가 유감없이 발휘된, 흥행 1위가 부끄럽지 않은 영화다. 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