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de S.E 1998년 감독 스티븐 노링턴 자막 영어, 한국어 오디오 DD 5.1, DD 2.0 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 지역코드 All 출시사 씨넥서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출판만화도 상당수 찾아보는 편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출판만화는 일본만화 스타일로 마블사나 DC코믹스에서 발행되는 ‘슈퍼맨∼’ 스타일의 근육질 미국만화는 영 아니다. 그러한 개인적 취향은 몇년 전 영화 <블레이드> 때문에 뒤늦게 발견되었다. 동행한 친구가 <블레이드>의 원작만화를 좋아해 누가 출연하는 영화인지는 별 관심없이 무작정 보러 나선 것이었던 반면, 나는 원작만화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그저 웨슬리 스나입스에 대한 충성심으로 그 영화를 선택했던 것이다.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블레이드>의 원작 출판만화가 대단히 인기있는 것이라는 사실에 진짜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흥미로운 것은 평소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미국식 출판만화를 원작으로 한 <블레이드>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감상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영화 속에 난무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식의 이미지 과잉 때문이었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그렇게 영화를 재미있게 본 터라 DVD가 출시되자마자 소장용으로 구입을 했다. 문제는 그 <블레이드> DVD가 국내의 DVD 시장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이전에 출시된 것이라 별다른 서플먼트 없이 ‘단지 나왔다’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당연히, 최근에 서플먼트의 매력을 강조하는 타이틀들을 대거 접하면서 <블레이드> DVD는 볼 때마다 어딘가 허전하다는 느낌과 함께 구석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런 은근한 불만이 나뿐만의 것이 아니었는지, 드디어 서플먼트가 보강된 형태의 <블레이드 S.E>가 다시 출시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를 갖춘 DVD 타이틀로 한번에 출시되었다면 좋았잖아’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S.E가 출시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게다가 <블레이드 S.E> DVD에 실려 있는 서플먼트가 평범한 제작다큐멘터리 이상의 볼거리들을 많이 싣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제작 완료단계에서 버려진 원래의 라스트신을 볼 수 있는 ‘La Magra’ 코너는 매우 인상적이다. 첫 시나리오에 맞춰 완성된 영화를 처음 공개했던 시사회에서, 뭉글뭉글한 핏덩이로 변해 날뛰는 혼혈 뱀파이어 프로스트를 보고 쿨한 악역에 매력을 느끼던 많은 관객이 급속도로 흥미를 잃었다는 이유를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반응에 혼비백산한 제작진이 새로운 라스트신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부분은 정말 재미있다.
이 밖에도 <블레이드 S.E> DVD에는 원작만화, 미술감독의 프로덕션 스케치, 종교와 과학의 측면에서 접근한 피의 의미 등 독특하고 다양한 시각자료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블레이드>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