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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올해의 배우 이영애, 최민식 [1]

마지막 봄날, 혹은 바닥에서 길어올린 빛의 영광

기자들과 영화평론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뿐 아니라 일반관객이 뽑은 네티즌 설문까지 2001년 최고의 남자·여자배우 1순위를 평정한 최민식이영애. 영화평론가 심영섭은 최민식을 ‘날것의 비애를 체화하는 통곡의 연기’로 평하며 그의 이름을 첫 번째 줄에 올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영화평론가 김의찬은 “이영애라는 배우는 신기하게도, 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배우다. 그 빛이 <봄날은 간다>에서는 깊이까지 껴안게 되었다”며 자신도 그 빛의 수혜자였음을 기꺼이 드러냈다.

2001년 관객은 <파이란>의 강재가 방파제에 퍼질러 앉아 쏟아내던 회한의 눈물과 함께 봄날이 가고 있음을 알았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묻는 남자를 뒤로 하고 냉정히 돌아서던 <봄날은 간다>의 은수와 함께 겨울이 다가옴을 느꼈다. 이 두 배우가 올해 한국영화계에서 차지했던 공간은 누군가 떠난 자리를 메움이 아니었고, 온전히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겸손하기도 한 이들은, 최고의 배우로 뽑혔다는 말에 그저 “좋죠”에 이어지는 애교띤 눈웃음로 대답을 대신하거나, “이런 순위 매기는 거 안 했으면 좋겠어요. 각자 표현영역이 다른데 비교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필요없는 경쟁심을 유발할 필요도 없지 않냐”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지난 반년 동안 온몸을 휘감았던 한복 대신 멋스런 슈트를 빼입은 최민식과 흰눈을 닮은 드레스로 스튜디오를 빛나게 했던 이영애. “<취화선> 찍으면서 만날 개똥이 이런 애들하고 놀다가 예쁜 영애씨 보니까 땀이 다나네…”라며 쑥스러워 빨개진 얼굴 위로 연신 ‘허허’ 하는 웃음을 지어보이는 최민식에게 이영애는 “선배님, <파이란> 너무 좋아요. 비디오로 몇번이나 봤어요”라며 살갑게 응수한다. 올해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았던 두 배우가 <씨네21> 독자들에게 보내는 송년사의 첫장은 이렇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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