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과 스승과 부모는 일체라. ‘두사부일체’는 조직 폭력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영동파 두목 계두식이 철저히 신봉하고 있는 좌우명. 계두식은 주먹이면 다 될 줄 알았던 조직세계에서 점점 학력에 주눅 드는 자신을 발견하고 급기야 폭탄 선언을 한다. “얘들아 나 학교 간다!”
조폭영화 붐이 이는 가운데 제작되고 있는 영화 <두사부일체>는 조직폭력 두목이 고등학교에 편입하면서 일어나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원주 한 나이트클럽에서의 촬영현장. 두목 계두식이 부하 상두와 대가리로부터 무식하다는 말을 듣고 분노하는 장면이다.
“형님 요즘 인터넷 붐인 거 아십니까? 메일로 거래도 하고 이력서도 받고…. 혹시 다음카페라고 들어보셨습니까?”“그 카페 우리 구역에 있는 거냐?”
계두식 역을 맡은 정준호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스탭들마저 웃음을 참지 못해 NG 연발. 여기에 정운택이 연기하는 부하 대가리는 한술 더 뜬다. 룸살롱 아가씨 면접장면에서 이메일 주소를 받아적던 직원에게 소리친다. “야 주소가 다음 점 넷인데 왜 점 하나만 찍노? 이 무식한 시키야.”
결국 이날 촬영은 두목으로부터 대가리가 떡이 되도록 맞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영화 전체의 60%가량 차지하는 학교장면은 수원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졌다.지난주 있었던 촬영은 학교비리에 맞서는 계두식파와 학교쪽에서 고용한 폭력배들과의 한판 결투장면. 살수차를 동원해 비를 뿌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장면은 출연 배우들이 모두 등장하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배우들이 비를 맞느라 곤욕을 치렀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윤제균 감독은 “조폭이란 것은 하나의 재료다. 어떻게 요리하냐에 따라 맛이 다르게 나온다”며 요즘 말많은 조폭영화에 자신감을 비친다.
현재 촬영을 다 마친 이 영화는 오는 12월14일 개봉예정.
사진·글 정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