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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킷티어
2001-11-13

시사실/ <머스킷티어>

■ Story

교회와 왕권이 대립하던 17세기 프랑스. 추기경의 압력으로 왕실을 호위하던 총사대는 해산되고, 그중 일부는 암살당한다. 총사였던 아버지를 잃은 달타냥(저스틴 챔버스)은 원수를 갚고 왕실을 지키기 위해 총사가 되기로 다짐한다. 뛰어난 검사로 자란 달타냥은 파리로 향하지만, 리슐리외 추기경(스티븐 리어)이 득세한 상황에서 총사들은 힘을 잃은 지 오래. 추기경과 악당 페브르(팀 로스)는 왕실을 곤경에 빠뜨려 정권을 장악할 계략을 꾸미고, 달타냥은 총사대와 함께 이에 맞선다.

■ Review 영화가 흠모해온 소설을 꼽는다면,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는 그 목록의 상위권에 오를 게 분명하다. 이미 1910년대부터 영화화하기 시작한 이 작품은 구미를 막론하고 영화로, TV물로, 애니메이션으로 수없는 재탕을 거쳐왔다. 왕실과 교회를 둘러싼 갈등과 음모, 대의와 명예의 낭만이 유효한 시대에 기사들의 무용담은 스릴있는 모험과 액션, 로맨스라는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담보한 매력적인 원료다. 하지만 너무나 잘 알려진 원료를, 또 어떻게 새롭게 가공할 수 있을까. <머스킷티어>는 주된 갈등의 축을 달타냥과 페브르라는 새 악당 검객에게로 옮겨놓고, 수시로 칼날이 부딪치는 요란한 검무와 동양적인 무술 액션으로 <삼총사>를 재포장한 영화다.

뿐만 아니라 ‘삼총사’ 대신 ‘총사’란 단수를 택한 제목대로, 삼총사보다는 달타냥 위주로 드라마를 끌어간다. 오히려 달타냥을 가르쳐온 스승이자 아버지의 친구 플랑셰나 카트린 드뇌브가 연기한 담대한 왕비가 눈에 띄는 조연이라 할 만큼, 삼총사의 비중이 적다. 아버지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는 유년부터 파리의 여인숙에서 프란체스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부탁으로 앤 왕비의 위험한 여정에 동참하는 동안, 영화는 달타냥의 행보를 충실히 따라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것은 구르는 술통 위에서, 탑으로 올라가는 줄에 매달린 채 공중에서, 성 안의 식당에서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액션장면들. 서구적인 칼싸움과 홍콩식 무협 액션을 접목한 액션은 수많은 사다리 사이를 건너다니며 <황비홍>을 연상시키는 달타냥과 페브르의 결전에서 절정을 맞는다. 이는 실제 <황비홍>의 친친치앙이 직접 무술감독을 맡은 덕분이라고. <레릭> <엔드 오브 데이즈>의 피터 하이암스가 감독과 촬영을 맡아 현란하고 감각적인 액션을 담아냈다. 그 밖에 중세 프랑스의 남루한 거리와 사람들을 비교적 잘 살린 풍경도 눈여겨볼 만하다.

황혜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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