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DVD > DVD 리뷰
<엑소시스트> <엑소시스트 2000>
2001-11-08

DVD메인

The Exorcist-25th anniversary special edition

1973년,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자막 영어, 한국어

오디오 DD 5.1

화면포맷 레터박스 2.35:1

The Exorcist 2000-The Version You’ve Never Seen

1973년,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타이어

오디오 DD 5.1 EX Dolby 2.0

화면포맷 레터박스 2.35:1

호러영화 마니아의 경우가 아니라면 <엑소시스트>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로 압축될 듯하다. 첫 번째는 잘 모르고 덜컥 봤다가 울며불며 다시는 보지 않는다고 맹세하는 스타일. 다른 하나는, 재미는 있었는데 다시 보자니 너무 섬뜩해서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딜레마에 빠지는 스타일. 나는 어느 쪽이냐면, 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엑소시스트> 25주년 기념판 DVD를 일찌감치 손에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쳐다보려 하지 않으며 차일피일 감상을 미뤄왔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급기야는 <엑소시스트 2000>의 DVD까지 출시되어 두개를 몰아서 봐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빠져버리고야 말았다. 유쾌상쾌통쾌한 내용이라면 열번도 보겠지만, <엑소시스트>를 두번씩이나 진지하게 봐야 한다는 것은 거의 고문에 가까울 것이 분명했지만, 숙제를 해치운다는 기분으로 <엑소시스트> 25주년 기념판 DVD와 <엑소시스트 2000> DVD를 봐버렸다.

우선 화질면에서 <엑소시스트> DVD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수준을 유지한다. 물론 <엑소시스트>가 1973년도 작품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감안했을 때의 이야기다. 음질면에서는 특징적이라고 지적할 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 음의 분리녹음은 상당히 잘되어 있으나 일부러 음향효과를 극대화한 부분이 생각보다 적은 영화라 그냥그냥 거슬림 없이 지나간다. 바꿔 말하자면, 이것은 원판의 모노사운드를 상당히 꼼꼼하게 리마스터링해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복원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엑소시스트> 25주년 기념판 DVD와 2000년 극장 재개봉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시 발매된 <엑소시스트 2000> DVD가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내용물을 가지고 있어 매우 헷갈린다. 두 DVD 타이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출시 시점과 서플먼트에 있는데, 98년에 미국에서 출시를 시작한 <엑소시스트> 25주년 기념판에는 영국의 <BBC>가 제작한 75분 분량의 제작 다큐멘터리 <The Fear of God>를 비롯해 원작소설의 모태가 되었던 1949년의 신문기사, 오리지널 엔딩장면 등 수많은 정보가 서플먼트에 한가득 실려 있다. 문제는 이 방대한 양의 서플먼트에 한글 자막은커녕 영어 자막도 지원이 전혀 안 된다는 점이다. 반면 <The Version You’ve Never Seen>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시된 <엑소시스트 2000>은 소문으로만 회귀되다 극장 재개봉시 공개되었던 악령들린 아이의 스파이더 워킹과 십자가 자위장면 등 약 11분 분량의 삭제장면들이 추가되어 있다. 그러나 몇편의 TV 광고와 극장용 예고편들이 서플먼트의 전부라는 점은 매우 아쉽다.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