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질적 차이
웃음의 질에 대해 감히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저건 내가 보기에도 수준이 떨어져 그러는데 관객이 웃으면 죄스럽다. 좀 낮은 웃음 같고. 비록 몇명 안 웃어도 내가 생각했던 코드 그대로 관객이 반응하면 내가 생각해도 저런 호흡으로는 웃기는 사람이 아마 없었어, 저걸 보고 웃는 사람은 아마 스크린에서 처음 저런 웃음을 맛볼걸, 이런 생각이 든다. 질이 높다라기보다 뭔가 새로운 것에 끌린다. 그렇지만 어떤 웃음이 저질이다, 너무 말초적이다 하는 건 개인적으로 좀 그렇다. 그 코미디를 보고 웃는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되니까. 동시대를 살아가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웃고 있는데, “저질에 웃는 저 저질 어쩌고” 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
장진이 본 <플란다스의 개>
무시 못할 힘이 느껴진다. 세 보인다. 동선이 복잡한데도 컷들을 어쩌면 그렇게 매끄럽게 이었는지. 공포스러운 장면이나 약동적인 장면이나 어느 한 장면도 눈길을 놓지 않게 만들었다. 병실에서 할머니가 침을 뱉을 때, 배두나가 휴지통 들고 거리 계산하는 장면 등 우리 코미디에서 보기 힘든 디테일이 살아 있다.
다음 영화
아직 어렴풋이 윤곽만 잡고 있는데, 6·25 때 벌어지는 이야기다. 1950년 6월25일 00시00분.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첫 신뿐인데, 인민군 탱크 한대가 철책선을 넘어온다. 알고보니 새벽 4시 반에 침공하기로 했는데 그들만 시간을 잘못 안 거다. 우린 남침했다, 아니다 너흰 귀순한 거다 옥신각신하는데 진짜 전쟁이 터지는 거다. 전쟁중 두메산골 한 마을에 미군이 들어오고, 뒤를 이어 인민군, 국군이 차례로 들어온다. 그들이 하나의 소집단 안에서 벌이는 그런 에피소드를 그리는 드라마를 해볼까 싶다.▶ <킬러들의 수다> 장진 감독, <플란다스의 개> 봉준호 감독과 대담, 혹은 수다 150분 (1)
▶ <킬러들의 수다> 장진 감독, <플란다스의 개> 봉준호 감독과 대담, 혹은 수다 150분 (2)
▶ “새로운 것에 끌린다” - 장진 생각
▶ “저질? 관객은 다 알고 웃는다” - 봉준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