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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하는 자의 강인함에 주목한다”
2001-10-19

<소신> <사랑에 대한 실화> 감독 이규정 인터뷰

오가와 신스케상을 수상한 멜리사 리의 <소신>은 고국의 문 밖을 서성이다 돌아간 작품. 여러 번 한국의 영화제 문을 두드렸었다. 야마가타는 감독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감각과 작품성에 주목했다. 멜리사 리는 시드니에 있는 공과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오스트리아 필름TV라디오학교(AFTRS)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현재 새로운 필름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소신>과 <사랑에 대한 실화>를 만들게 된 배경은.

<소신>의 경우, 처음부터 우리 가족에 관해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이웃에 사는 피터 현 가족의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다. 호주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촬영을 하다보니 우리 어머니가 재미있어서 방향이 바뀌었다.

자신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소신>은 천번 정도 봤다. 그 영화를 보면 지금도 힘들다. 나와 가장 가까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실화>도 원래는 그런 영화를 만들려고 미국에 간 것이 아니었다. 다른 영화를 만들러 가서 친해진 두 남자친구와의 사랑이야기인데, 사적인 경험을 남들 앞에 보여준다는 것이 마찬가지로 무척 힘들었다. 다른 사람 이야기였다면 쉬웠을 텐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25년 동안 고민했다. 이란에서 2년을 살았고, 7살에 호주로 이민갔다. 서양사람인 줄 알고 자랐다. 어렸을 때는 부모가 외계인처럼 보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정체성의 문제는 나의 영화에서 중요한 문제이다.

앞으로는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이민에 관한 영화를 보면 대부분 희생당한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싫다. 많이 당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생존하고 있는 것은 강인함 때문이다. 그런 강인함을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 한국 여성다큐멘터리, 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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