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다시 열린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코언 형제와 함께 감독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린치의 신작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블루 벨벳> <트윈픽스> <로스트 하이웨이>에 이어지는 환상적인 어둠을 그려내는 린치 특유의 미학이 빛나는 영화이다. 전작 <스트레이트 스토리>에서 고독하지만 강인한 한 인간의 초상을 슬프게 그려 거장의 면모를 보였던 그는 이번 영화를 좀더 밝고 유머러스한 <로스트 하이웨이>로 만들었다. 영화는 검은 머리의 미인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낯선 빈집을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금발머리 배우지망생을 만나고 둘은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나선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원래 미국 방송사 에서 미니시리즈로 제작하기로 했던 작품.린치가 만든 파일럿 프로그램을 보고 제작을 포기한 탓에 프랑스 방송사 카날플러스가 인수해 영화로 만들었다. 린치는 칸영화제 기자회견장에서 “관객이 멀홀랜드 도로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길 바란다. 직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우리에게는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것을 감지하는 기계가 있다. 그것이 영화의 힘이기도 하다. 나는 영화의 그 추상적인 느낌을 사랑하며 사람들도 이해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남동철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