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문화권은 <반지의 제왕>을 읽은 사람들과 읽을 사람들로 나뉜다’는 <선데이타임스>의 지적은 과장이 아닌 것 같다. 전설적인 마법반지들을 지배하는 유일반지를 둘러싸고 엘프족과 난장이족, 인간과 악마 사우론 사이에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소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50년 동안 ‘스테디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600만개의 팬사이트를 낳았다.
20세기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판타지소설로 꼽히는 작품이고보니, 영화화 소식에 대한 마니아들의 반응도 극렬 찬성이거나 극렬 반대로 나뉘었다. 찬성파들은 <반지의 제왕> 사이트에 축하전문 보내기를 시작으로, 촬영장에 잠입해 몰래 촬영 보도하는 등 작품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했고, 반대파들은 원작자의 후손을 납치해 판권 양도를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등 자칫 귀한 걸작이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반감을 과격하게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이 화제를 몰고 다니게 된 것이 원작의 지명도가 높다는 ‘태생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제작 규모나 성격, 오락성과 영향력에 있어서 ‘21세기의 <스타워즈>’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 총 2억7천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 1편 ‘반지 원정대’, 2편 ‘두개의 탑’, 3편 ‘제왕의 부활’을 동시에 제작 완료했으며, 올부터 매년 겨울 한편씩 차례로 공개하게 된다. <천상의 피조물들> <프라이트너>의 피터 잭슨 감독이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뉴질랜드에서 촬영했다는 대목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현재 제작사인 뉴라인시네마는 올 칸영화제에서 공개해 호평을 얻은 26분짜리 프로모필름으로 인터내셔널 로드쇼를 진행중이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