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임순례 출연 이얼, 황정민 제작 명필름 개봉예정 10월20일
<세친구>의 약하고 선한 소년들은 동정없는 세상을 증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30대들에겐 원망을 내던질 곳이 없다. 다만 열패감을 봇짐처럼 멘 채 노래할 뿐. 영화는 불경기를 맞아 수안보 나이트클럽에 흘러들어간 3류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행로와 그들의 초라한 연주에 섞여든 희망과 절망의 ‘잡음’들에 귀를 기울인다. <섬>에 이어 명필름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에 일조할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전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일찌감치 봉인을 뜯고 릴레이 시사회를 통해 마음 통하는 관객과 정을 쌓아가며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나비>
감독 문승욱 출연 김호정, 강혜정, 장현성 제작 디프로덕션 개봉예정 10월13일
가까운 미래의 서울. 망각의 바이러스가 출몰한다는 이곳에는 과거를 지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낙태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찾아든 독일계 한국인 안나(김호정)는 관광가이드 유키(강혜정)와 택시운전사 K(장현성)와 함께 망각의 여행을 떠난다. 사실 상처는 안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어린 유키는 납중독자임에도 불구하고 뱃속의 아이를 낳고 싶어하고, 과거를 상실한 K는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택시운전을 한다. 그러나 이들 앞에 나타나는 바이러스는 늘 잡힐 듯 눈앞에서 아스라히 사라지고 만다.
<나쁜 남자>
감독 김기덕 출연 조재현, 서원 제작 LJ필름 개봉예정 11월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남자가 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수취인불명>이 개봉하기 전 이미 다음영화를 이렇게 한줄의 문구로 예고하던 김기덕 감독이 예고대로 새 영화를 찍었다. 그의 페르소나 조재현이 주인공인 나쁜 남자 ‘한기’ 역을 맡았고, <섬>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서원이 나쁜 남자에 의해 몰락하면서도 그에게 운명적 사랑을 느끼는 여자 ‘선화’를 연기했다. 한기는 사창가 깡패 두목. 여대생 선화를 창녀로 만들고는 밀실 안에 갇힌 그녀를 비밀유리를 통해 지켜본다. 선화가 치욕에 길들여질 때마다 한기 역시 괴로움에 빠져든다는 이야기. 25만달러 내외의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어온 김기덕 감독이 처음으로 62만달러라는 상대적으로 많은 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영화다.
<마고>
감독 강현일 출연 김도연, 김수연, 윤미지 개봉예정 11월
단군신화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또다른 한민족 개벽신화인 마고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시인 장경기가 99년 발표한 ‘마고’라는 시가 원작으로, 시로 이루어진 대사, 무용에 가까운 나신의 상징적인 연기 등을 토대로 ‘퍼포먼스 시네마’ 형식을 띠고 있다. 마고신화에 의하면, ‘마고’는 우주를 만든 어머니, 즉 태초의 여인으로 세상의 12정령의 모태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대자연을 상징하는 이 12명의 정령들. 태초의 낙원에서 사는 이들은 모두 누드로 출연한다. 시인 장경기, 사진작가 김기중, 무용연기 이영란, 음악 황병기 등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스탭으로 참여했다. 제왕절개로 탄생하는 아기의 모습, 동물을 잡아먹는 모습 등 충격적인 다큐멘터리적 영상도 담긴다.
<아프리카>
감독 신승수 출연 이요원, 김민선, 이영진, 조은지 제작 아이엠픽쳐스 개봉예정 11월중
무더운 여름, 우연히 권총 두 자루를 손에 쥐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의 여정에 동참하는 두 여자. 각기 다른 사연과 배경을 가진 이 네명의 여자가 강릉에서 부산까지 이르는 동안 벌이는 일들이 서서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웹상에서는 이들의 행각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네트즌들이 ‘A.F.R.I.K.A’라는 팬클럽을 조직하기에 이른다. 이요원, 김민선 등 충무로의 발랄한 20대 여배우를 총집합시킨 <아프리카>는 <얼굴> 이후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신승수 감독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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