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즐거움은 꼭 그만큼이나 극복하기 쉽지 않은 아쉬움을 동반한다. 일상 복귀의 고통은 휴가에서 풀어놓은 피로를 스트레스라는 이름으로 묶어놓는 경우도 있다. 미술관에서 여름을 보낸다는 것은 바로 이 딜레마를 해결해주는 색다른 합의점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도심에서 몇 걸음만 더 들어가면 찾아낼 수 있는 미술관들은 단 하루의 휴일이나 점심시간을 내어도 즐길 수 있는 짧은 일탈을 제공하기 때문. 일상의 단편부터 삶에 대한 철학을 늘어놓는 거창한 소재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말을 거는 예술작품과 자연 친화적인 조각공원, 별장 같은 찻집, 한국에서 보기 어려웠던 유명 건축가의 미술관 건물 등은 조금의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휴식이 될 것이다.
자연 속에서 예술을 마신다, 소마미술관
높은 빌딩들 사이에 위치한 서울올림픽공원에 들어서면 마치 숨을 쉬는 듯한 나무 상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 길을 향해 난 푸른 잔디 위를 걷다보면 하나 둘씩 나타나는 조각 작품의 행렬이 맑은 숨을 더한다. 휴식 같은 공간,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곳은 바로 2004년 서울올림픽미술관을 새로이 단장한 소마미술관과 조각공원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조성된 공원에 문화올림픽 개념으로 올림픽 참가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한 것이 미술관의 시작. 그래서 재개관 이전에는 조각 위주의 전시를 주로 기획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의 제한은 결국 미술관이 정체되고 있다는 걱정으로 이어졌고, 학생들의 의례적인 단체관람 이외에 이렇다 할 특색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 이러한 인식이 ‘변화’의 필요성으로 이어지면서 지금의 소마미술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서울올림픽미술관의 약어이자, ‘신성한 몸’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인 소마(SOMA)라는 이름은 올림픽공원이라는 장소적 특수성과 미술관의 컨셉트를 잘 반영하고 있다. 세계 5대 조각공원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동시에 운동부터 피크닉, 산책, 작품 감상까지 가능한 명실상부한 복합문화·복지공간이다. “소마미술관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몸이라면 소마미술관은 마음·정신이라고 자부합니다. 레저와 예술을 동시에, 그리고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줄 수 있는 곳이 소마미술관이지요.” 박윤정 책임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넓은 잔디밭 위에 전시된 다양한 작품, 사시사철 각종 야생화가 만발하는 야생화 언덕, 나무 향기 가득한 조각의 숲, 숨쉬는 나무를 닮은 듯한 미술관. 예술과 자연, 빠름의 활기와 느림의 여유를 동시에 즐기는 이곳은 진정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다(02-410-1060 www.somamuseum.org).
전시 …ing
9월4일까지 <내일-토끼사냥의 필연(Tomorrow-The Collaborations)>전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가득 가여운 토끼와 험상궂은 사냥꾼의 그림이 가득할 것으로 추측해보지만, 사실 이 전시가 담고 있는 내용은 한국 현대미술의 상황에 대한 냉정한 선언과도 같다. 이 전시에서 ‘사냥’의 개념은 ‘미술’과 대립된다. 과거에는 사냥을 생존의 방편이요, 미술을 취미나 여가생활쯤으로 생각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개념이 뒤바뀌어 오히려 사냥이 특별한 취미처럼 되고 미술작업이 생존과 더욱 밀접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배고픔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예술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이 전시가 재미있는 것은 개인 작업을 위주로 개인주의와 물신주의를 강조해온 시각예술의 풍토에서 작가들의 ‘공동작업’에 주력하는, 협업에 새로운 제시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협업에 참여한 팀은 모두 다섯팀. 재개발지역의 주택 철거에 미술을 개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결성된 집단 ‘막’은 가벼울 듯 불투명한 비닐막으로 노동 집약적 설치작품을 선보이며, 동갑내기 부부 작가들인 영상설치그룹 ‘뮌’은 지난 6월에 열렸던 한국 대 토고전의 월드컵 경기에서 경험했던 뜨거운 함성과 감동을 표현한다. 그 밖에 페미니즘 미술가 그룹 ‘입김’의 한복 치마 오브제, 한적한 골목길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인 ‘최승훈+박선민’의 사진, 도시 문제를 주로 다뤄온 작가그룹 ‘플라잉시티’가 모아놓은 청계천 공구들이 협업의 사냥에 잡혀온 ‘토끼’들마냥 전시되어 있다. 토끼사냥을 위해서는 협업이 필요하다. 전시 제목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순간이다.
찾아오는 길: 서울올림픽공원 내 위치.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평화의 문에서 도보 200m. 주차 2시간 무료.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김민주/ 인턴기자
미로의 성에서 처음 만나는 자유, 서울대미술관 MOA
지난해 7월 완공, 올해 6월에 개관한 서울대미술관 MOA(museum of art)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건축물 그 자체다. 세계 유명 건축가로 잘 알려진 램 쿨하스가 설계한 이 미술관은 전시하고 있는 유명한 작품 못지않은 또 하나의 ‘예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건물 외관은 언뜻 보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유리 조형물 같다. 3층 전시실을 제외하고는 정확히 층을 나누기 어려울 만큼 가변적인 사선형과 나선 구조로 이뤄진 건물 자체는 어떤 틀이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를 외치는 램 쿨하스의 건축 미학이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독특한 외관도 그렇지만 건물 내부에 공간을 구획 짓는 문이 없어 모든 공간이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라고 할 만한 이 건축물은 서울대미술관의 건립 의도와 맞닿아 있다. 서울대박물관에서 현대미술 분야를 특화, 독립한 서울대미술관이 대학 미술관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전희원 큐레이터가 전하는 램 쿨하스의 설계 의도와도 잘 일치한다. “램 쿨하스는 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위주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래형 미술관이란 바로 전시와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유기적 공간으로, 이것이 서울대미술관의 설계를 탄생시켰죠.”
독특한 설계는 미술관을 처음 찾는 관람객에게 미로로 만들어진 성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처음 오시면 두세번은 돌아봐야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관람객들이 미로에서 길을 찾듯이 특별한 동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관람하는 것을 재미있어하세요. 또 그 점이 저희 미술관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전희원 큐레이터가 전하는, 서울대미술관을 즐기는 법이다. 건물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팁. 천창이 주는 자연광의 아늑함과 농축 콘크리트 바닥, 형광등을 심어놓은 벽면이 조화로운 나선 계단이다. 건축물의 유일한 기둥인 코어 부분에 해당하는 이곳은 램 쿨하스가 가장 자신있게 생각했던 부분이라고 한다. 현재는 영화를 상영 중이지만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강당과 강의홀, 전시장 세 곳 등 여러 공간을 포함하고 있는 점은 이곳에서 기획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대하게 만든다. 건축물이라는 거대한 작품 안에서 보고, 배우고, 느끼게 될 또 다른 예술 작품들. 서울대미술관의 즐거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02-880-9509 www.snumo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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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로의 초대>전은 현대미술에서도 가장 난해하다는 1945년 이후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작품들을 가장 쉽게 설명해보겠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니 미리 겁먹지 않아도 좋을 듯. 소주제로 형식주의적 추상, 반복의 심리, 기계적 미학, 재현의 충동 등 4가지로 나누어 베르나르 브네·프랭크 스텔라·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외국 작가와 서세옥·유영국·김환기·이우환 등 국내 작가의 주요 작품 29점을 전시하고 있다. 모든 작품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긴 설명문을 제공하고 있는데, 전시 작품을 설명해주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매일 4회씩 운영하고 있다. 전시기간은 8월19일까지.
영상물이나 미디어 아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관람객들이 반가워할 만한 소식도 있다. 다음 전시로 준비 중인 <MoA 영상 시리즈 1탄>. 9월4일부터 시작될 이 전시는 토니 아우슬러의 <9/11>, 백남준의 <TV 첼로>, <바이올린 끌기> 외 미공개 초기 실험 작품, 그리고 퍼포먼스 아트의 선구자 크리스 버든의 비디오 자료 등과 토니 아우슬러·백남준·바바라 크루거 세 작가의 인터뷰 및 평론가의 인터뷰와 작업과정 영상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찾아오는 길: 서울대학교 내 위치.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마을버스·버스 이용 10분, 서울대학교 정문 하차. 주차 가능(최초 30분 1500원, 초과 10분당 500원). 관람시간: 월∼토 오전 10시~오후 6시, 일·국정공휴일·개교기념일(10월15일) 휴관.
김교석/ 인턴기자
오직 쉼표만 남는 곳, 성곡미술관
아담한 조각공원과 찻집으로 이미 이름이 알려진 성곡미술관이 내부 개·보수 작업을 끝내고 7월15일 다시 문을 열었다. 눈에 띄게 바뀐 부분은 사면을 유리로 설계한 통나무 찻집이 또 하나 생겨난 것과 조금 더 늘어난 공원의 조각작품 수. 전시공간 자체보다는 이렇듯 주변 환경에 힘을 실었다. 나무 가득한 공원 및 주변과 어우러지는 조각작품들, 은은한 풍경소리에 유리창을 어루만지는 비까지 더하면 이곳은 완벽한 도심 속 별장이다. 광화문 부근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던 ‘찻집’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도이지만, 동시에 ‘찻집’으로 이끈 발걸음을 전시장으로도 움직이게 하려는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본래 쌍용의 창업주인 고 김성곤 회장의 양옥과 정원을 개조한 이 미술관은 그간 현대미술의 지형도를 보여주었던 각종 기획전을 열어 미술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진 전시공간이지만, 산책 삼아 왔다가 천천히 돌아보는 데 부담스럽지 않은 규모다(02-737-7650 www.sungkok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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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이 동화작가 존 버닝햄의 40주기를 맞아 특별전 <나의 그림책 이야기>를 준비했다. 존 버닝햄은 <지각대장 존> <야, 기차에서 내려> 등의 동화로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는 영국 3대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사람. <뉴욕타임스>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동화책’상에 네번이나 뽑힌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이제까지의 존 버닝햄 전시와 달리 동화 원작작품 외에도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회화 및 구상 스케치들이 전시된다. 40년 동안 그가 동화를 쓰고 그린 과정을 포착한 사진들, 애니메이션, 작품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설치작품들도 마련되어 있다. 9월3일까지.
찾아오는 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 도보 8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7번 출구 도보 10분. 주차 가능.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
백수린/ 인턴기자
도심 골목 틈새에서 만나는 한낮의 여유, 사비나미술관
많은 갤러리나 미술관이 대중과 소통하고 일반인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문턱을 낮추고 있다. 사비나미술관 역시 그러한 곳들 중 하나. 하지만 이곳의 시도는 조금 색다르고 과감하다. 현대미술과 관련한 대중 강좌들은 기본. 미술관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전시들도 난해한 추상 작품보다는 어떤 것을 표현한 것인지 이해 가능한 형상 미술과 형상 조각을 위주로 구성한다. 이명희 관장이 대중을 위해 펴낸 흥미로운 명화 관련 책들을 서점에서 뒤적여본 적이 있다면, 이런 시도들에 후한 점수를 줄 것이다. 가장 이색적인 프로그램은 ‘나는 미술관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 미술관을 방문할 기회가 시간적으로 제한적인 직장인들을 위해 목요일 점심시간마다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해설과 함께 전시도 관람하면서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도 할 수 있다(02-736-4371, 4410 www.savina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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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개 방의 진실>전에서는 최근 한국 미술계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사실적 재현 기법의 작품들을 조망한다. 회화·입체·설치 등의 장르에서 관람객의 눈을 속일 정도로 사실적인 작품을 작업하는 고영훈 외 20여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가상현실과 복제 이미지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진짜’에 대한 열망과 예술가들의 ‘손맛’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것이라고. 작품들은 내용과 형식에 따라 여섯개로 구획된 전시장에서 테마별로 전시된다. ‘101호-주부 L씨의 배고픈 식탁’에서는 먹을거리를 소재로 한 회화와 조각작품이 전시되고 ‘102호-새로 이사 온 화가 S씨의 방’에서는 화가 작업실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는 식이다. 보면 볼수록 진짜 같아 웃음이 나오는 전시는 8월30일까지 계속된다.
찾아오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주차 불가.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30분(월요일 휴관).
백수린/ 인턴기자
전통과 현대 사이, 아라리오 서울
천안, 베이징, 서울. 2002년을 시작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아라리오갤러리가 2006년 선택한 지역은 서울의 소격동이다. 천안이 아라리오의 거점이라면, 베이징은 아시아 미술을 아우르려는 큰 발걸음이고, 서울은 이러한 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곳이다. 옛 기와를 얹은 한옥의 전통미와 고즈넉한 느낌이 어우러지는 아라리오 서울은 작고 아담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옛 목욕탕 건물을 리모델링해 마치 남탕과 여탕에 따로 들어가듯이 양쪽으로 나 있는 입구가 재미있다. 모던한 분위기로 꾸며진 1층 전시장, 한옥의 천장과 서양식 테라스가 절묘하게 공존된 2층 공간은 야누스처럼 다른 얼굴로 붙어 있다. 1층에서 전시를 구경하고 올라와 2층 야외 테라스에서 주변에 남아 있는 한국의 옛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마음마저 느긋해진다(02-723-6190 www.arariogallery.com).
전시 …ing
8월6일까지 선보이는 전시는 아라리오의 전속 작가이자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파 페인터인 정수진의 개인전이다. 정수진의 작업은 일상적 소재를 평면에 도입, 전통적 회화기법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작가만의 조형문법으로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캔버스에 구현한 2차원의 평면 위에, 3차원의 입체감을 부여한 사물들은 작가의 초현실적인 상상력과 유화의 매력적 색감을 활용한 새로운 화풍이다. 이어 8월10일부터 27일까지는 독일의 신표현주의 대표 화가로 꼽히는 임멘도르프와 직물 위에 표현적인 도상을 전개한 지그마 폴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이미 소개된 바 있는 이 두 작가 외에 아라리오에서 소장한 작품들 위주로 전시를 꾸밀 예정이다.
찾아오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풍문여고 사잇길, 정독도서관 방면 도보 8분. 주차 불가.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휴관).
백수린/ 인턴기자
집이야? 갤러리야? 키미아트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장소인 집과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는 어쩌면 매우 다른 공간처럼 느껴진다. ‘예술이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라는 정리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키미아트는 이렇게 다른 두 공간을 하나의 공간에 담아놓은 갤러리다. 평창동 문화의 거리를 지나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주택가에 위치한 키미아트는 일반주택을 리모델링한 까닭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세 전시공간은 여느 갤러리처럼 인위적 구획이 아닌 방의 개념으로 분리되어 있고, 2층 카페는 전시공간을 병행하고 있어서 차를 마시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창 너머로 훤히 보이는 북악산 풍경, 지인의 집을 방문한 듯 편안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 예술작품이 있는 집.(02-394-6411 www.kimiar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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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6일까지 열리는 <take a break>전은 제목 그대로 ‘쉬어가는’ 전시다. ‘원두막 같은 시원함’을 주고 싶었다는 이번 전시는 머리 아프게 따지는 일상에 관한 고찰보다는 그저 쉽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하겠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다.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고(<모래 그림을 그리는 테이블>), 일상 속의 오브제인 책과 잡지로 만든 아령과 벤치 프레스를 들어보면서(<book>) 일탈과 휴식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등 전시에 함께 ‘참여’하다보면, 바글거리는 여름 피서지가 부럽지 않을 듯.
찾아오는 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또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버스 이용 롯데호텔 앞 하차. 육교 건넌 뒤 가나아트센터 끼고 왼쪽 방향, 도보 3분. 주차 무료. 관람시간: 월∼일 오전 10시30분∼오후 10시.
유정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