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한 가정생활로 평판이 좋은 민주당의 한 여자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에 오른다. 그러자 공화당에서 그녀가 “19살 대학생 때 난교파티에 가담했다”는 정보를 발표한다. 정치가의 과거에 무척이나 엄격한 미국 정치계에 카메라를 들이댄 채, <컨텐더>가 논쟁의 ‘뜨거운 감자’로 주목하는 것은 바로 레이니 핸슨(조앤 앨런)이라는 한 여자정치가가 처하는 미묘한 상황이다. 루머인가 사실인가, 혹은 이 루머 혹은 사실 때문에 그녀가 당선되지 못할 것인가 여부. 물론 궁금한 사항이지만 <컨텐더>의 논쟁은 좀더 고차원적인 지점에 닿아 있다. ‘그것’이 왜 문제시되는가, 사실 여부를 꼭 밝혀야 하는가, 같은 상당히 예민한 물음에 골몰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연출자는 유명 카투니스트 레이넌 루리의 아들인 로드 루리. 감독이 되기 전 라디오의 영화평론가이기도 했다. 그의 세 번째 연출작 <컨텐더>는 자유주의적이고 민주당적인 것을 옹호하고 보수적이고 공화당적인 것을 배척하는, 당파성 강한 작품. 정치계의 암투를 소재로 한 여느 할리우드 정치영화와는 다소 색깔을 달리한다. 조앤 앨런과 제프 브리지스는 이 작품으로 올해 오스카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최수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