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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감독 인터뷰
2001-08-10

“나의 목표는 ‘우아한’ 대중영화”

<화산고>의 모든 것은 모두 김태균 감독으로부터 출발했다. 무협만화풍의 장면을 엮어낸 것도, 다양한 얼굴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도 그리고 황당무계한 비주얼 전략을 수립한 것도 모두 그 자신이었다. <박봉곤 가출사건> <키스할까요> 같은 ‘정상적인’ 사람이야기를 만들었던 그가 이 프로젝트에 나선 것은 다소 의외로 보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는 “이전 영화에도 판타지적인 요소는 있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 11개월의 힘든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어떤 느낌이 드나.

= 편집을 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색한 장면도 많고 잘못했다 싶은 장면도 있다. 어차피 장성호 실장이 메워주지 않겠나. (웃음)

+ <화산고>는 보기에 따라선 참 황당한 프로젝트다. 어떻게 출발하게 됐나.

= 1997년 한 시나리오 공모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가 이 작품을 발견했다. 단점이 많았지만 황당하고 재미있는 발상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런 영화도 이제 만들 때가 됐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 1년 반에 걸쳐 원작자와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좀더 혁신적으로 가고 싶었는데,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의 작품이다보니 표현 수준도 낮췄고 드라마적 구성도 얌전하게 만들었다.

+ 아무리 큰 프로젝트라지만 촬영에만 11개월이 걸렸다는 것은 심하다.

= 다 내 불찰이다. 이처럼 화려한 와이어 액션을 처음 하다보니 하루에 두컷을 찍을 때가 많았다. 그래봐야 편집실에서 붙여보면 6초밖에 안 된다. 어떨 땐 나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했다. 사실 철저히 준비한다고 했는데 막상 현장에 나가보면 변수가 너무 많이 발생했다. 그리고 큰 예산의 영화다보니 매 장면을 완벽하게 만들고 넘어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평균적으로 10테이크 이상씩은 찍었다. 하지만 땀을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다.

+ 다양한 SFX라든가 화려한 액션 이외에 어떤 점을 내세울 계획인가.

= 한마디로 상상력이라는 점에서 기존 영화와 다르다. 대사만 봐도 영화적 컨벤션을 벗어난다. 만화를 보라. 캐릭터들은 대사를 그냥 툭툭 던지는데도 보는 이들은 감각적으로 다 이해한다. 또 논리적이지도 않은데 충분히 즐길 수 있지 않은가. 일반적인 논리적 구조와 개연성의 세계를 벗어난 ‘판타지적 논리구조’ 속에서 영화를 만들려 했다.

+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대부분 밤이어서 고생이 더 컸을 텐데.

= 굳이 밤을 배경으로 한 것은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낮에 찍으면 그곳이 어디건 간에 현실의 느낌이 잡힐 수밖에 없다. 먼 배경에 아파트 단지나 자동차로 꽉 메워진 도로가 보인다면 환상적인 느낌이 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 기존 작품의 세계와는 너무 다른 느낌을 준다.

= 내겐 개인적으로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액션영화와 세미포르노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갖고 있다. 이번이 액션영화이고 다음엔 야한 작품을 만들 거다. 또 전작에 대한 오해도 씻고 싶었을 거다. 특히 <박봉곤가출사건>의 경우 논리적 구조를 넘어선 일종의 판타지였는데, 관객에게 그 맥락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던 것 같다. <화산고>는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그것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좀더 많은 대중과 호흡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나는 ‘우아한 대중영화’를 만들고 싶다.

+ 애초 계획과 비교해 어느 정도나 성취한 것 같나.

= 아직 후반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딱히 말할 수는 없다. 어차피 모든 장면이 내 머릿속에 있으므로 내가 손놓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돌비 6.1채널 녹음도 남아 있고 디지털 색보정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금 굳이 말한다면 70%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것 같다.

글 문석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이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 <화산고>의 비주얼전략

▶ 디지털 색보정

▶ 와이어 액션

▶ 예산절감의 수훈은, CG

▶ 화면 구성

▶ 세트

▶ 그러나...

▶ 김태균 감독 인터뷰

▶ 화산고의 비주얼 스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