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없는 명절을 생각할 수 있을까. <러시아워2>를 들고,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그가 찾아온다. 1편이 미국에서만 1억4000만달러(세계 1억9100만달러)를 벌어들인 까닭에, 제작 진용의 주축은 건재하다. <머니토크> <패밀리맨>의 브렛 레트너 감독이 1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고, 성룡의 액션을 받쳐줬던 수다쟁이 크리스 터커의 입담도 여전하다. 여기에 <와호장룡>의 장쯔이가 악역으로 가세했고, 3500만달러였던 제작비도 9천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베테랑 형사 리(성룡)는 휴가를 맞아 홍콩에 들른 LA 경찰 카터(크리스 터커)와 재회하지만, 빅토리아항을 거닐 여유조차 없다. 홍콩 내 미국대사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나기 때문. 휴가는 고스란히 반납되고, 두 형사의 우연한 만남은 이제 생사를 넘나드는 동지애로 변하기 시작한다. 위조지폐를 만들던 이들 2명이 폭발 사고로 인해 희생됐음을 파악한 뒤, 사건의 배후에 홍콩 최대의 위폐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조직 트라이어드가 버티고 있음을 알게 된 리 형사는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과도 관련있는 조직 보스 리키(존 론)와 결국 맞닥뜨린다. 그러기까지 리키의 오른팔격인 후 리(장쯔이)의 거센 방해공작에 위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홍콩뿐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LA, 뉴욕 등 대도시의 풍광을 배경으로 성룡의 에너제틱한 기예를 볼 수 있다. 미국에선 8월2일개봉했으며, 국내관객을 만나는 건 9월28일.
이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