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가 혹시 아픈가요?” “예, 집에서 쉬게 했어요.” 근무중에 상사 다니엘(휴 그랜트)과 메신저로 은밀한 농담을 주고받는 이 여자. 런던의 출판사에서 일하는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는 과음과 흡연을 즐기고 감정기복이 심한 실수투성이 독신녀. “혼자였어, 전화 다이얼을 돌려봐도 아무도 집에 없어.” 침대머리에 주저앉아 발악하듯 셀린 디옹의 <All by Myself>를 부르던 32살의 노처녀는 새해 첫날,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하며 일기의 첫장을 연다. 술과 담배량, 몸무게를 매일 체크하는 것을 시작으로 ‘런던에서 독신여성으로 산다는 것’ 혹은 ‘연애와 섹스’에 대한 적나라한 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녀의 일기장은 바람둥이 다니엘의 배신으로 인한 좌절에서, 무뚝뚝한 변호사 마크에 대한 새로운 감정으로 바통을 이어받는다.
“금붕어처럼 술마시고, 굴뚝처럼 담배피우고, 자기 엄마처럼 옷입는 노처녀”쯤으로 생각했던 브리짓에게 어느 순간 사랑을 느끼는 마크 역의 콜린 퍼스는 무표정 속에 숨어 있는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망가질 대로 망가지는 휴 그랜트의 모습은 솔직해서 사랑스럽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모든 관객의 입에서 “Adorable!”(너무 귀여워!)이란 감탄사를 끄집어내는 주인공은 ‘브리짓 존스, 그 자체’인 르네 젤위거. 비록 <너스 베티>에서의 깡마른 모습에서 20파운드나 늘어난 통통한 몸매로 등장하긴 하지만 그 무방비의 매력은 측정수위를 넘어선다. 헬렌 필딩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개봉되어 흥행에서도 반가운 일기장이 되었다.
Bridget Jones’s Diary
제작 팀 버반, 조너선 카벤디시, 에릭 펠너
원작·각본 헬렌 필딩
감독 샤론 맥과이어
출연 르네 젤위거, 휴 그랜트, 콜린 퍼스
수입ㆍ배급 UIP
제작연도 2001년
개봉예정 9월 1일
백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