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는 크게 두개의 조직으로 나뉜다. 하나는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둥지를 틀고 있는 미국 로컬 채널 MTV이고 다른 하나는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MTV 네트웍스 인터내셔널이다. MTV 네트웍스 인터내셔널은 세계 20여개국에 계열사를 두고 140여개국 340만 가구를 상대로 프로그램을 방송을 펼치고 있다. 이 MTV 네트웍스 인터내셔널의 부사장인 리사 해킷은 MTV의 20여개국 31개 채널의 프로그래밍을 책임지고 있다. 그녀에게 20주년을 맞이하는 MTV의 생각에 관해 물어봤다.
+ MTV 20주년에 대한 감회는, 어떤 특별행사가 준비되어 있는가.
= MTV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스타들이 총출연하는 올 최대의 라이브 콘서트 <MTV 20 : Live & Almost Legal>을 준비중이다. 8월 1일, 오전 8시부터 MTV의 역사를 보여주는 24시간짜리 프로그램 두에, 오후 8시부터 머라이어 캐리, TLC, 빌리 아이돌, 본 조비, 에어로 스미스 등의 뮤지션들과 역대 인기 VJ들이 출연해서 3시간 동안 뉴욕에서 축하쇼를 할 예정이다.
+ MTV의 성장에 가장 기여한 뮤지션이나 뮤직비디오를 고른다면.
=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수많은 뮤지션들이 MTV를 빛냈고, 화제를 몰고 다녔던 뮤직비디오만 해도 손꼽을 수가 없다. 굳이 고르라고 한다면 역시 초창기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를 들 수 있겠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그 규모면에서뿐 아니라 네트워크로 방송된 최초의 본격적인 뮤직비디오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뮤직비디오`라는 컨셉 자체도 MTV가 창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MTV는 콘서트에서 발췌한 장면들을 편집해서 독자적인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서 방송했는데, 이후 음반업계가 본격적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MTV가 음반산업에 혁병을 일으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현재 MTV의 타깃 시청자는 누구이며, 그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 MTV는 14~29살의 젊은이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거부할 수 없는”이라는 말이 정의하기 힘든 용어이긴 하지만, 우리는 시청률 조사, 매순간 실시하는 각종 리서치 등을 통해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제공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우한 마케팅 전략이 “매일매일을 새롭게”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널리 알려진 MTV의 변신전략이다. 따라서 일관되게 고정된 마케팅 전략은 없다. MTV 사장인 톰 프레스턴이 말하듯 바로 “비일관성이 우리의 일관성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기, 재창조하기, 5분마다 룰을 다시 쓰는게 룰이라면 룰이라고 할 수 있겠다.
+ MTV 20년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 많은 진보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라면 MTV가 멀티미디어 브랜드로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MTV는 음악과 TV뿐 아니라 온라인, 영화, 라디오, 비디오, 패션, 서적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 멀티미디어 브랜드로의 변화와 더불어 음악과 무관한 음악 프로그램들이 증가한 것도 눈에 뛴다.
= 쇼가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음악을 중심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현재 MTV 역사상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디오 만들기>나 <Diary>등은 모두 뮤지션을 중심으로 한 쇼이다. 뮤지션의 일상을 밀착 취재하거나 <Crisp>처럼 뮤지션의 집을 찾아가는 이런 프로그램들은 음악에 관심있는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다리아>나 <리얼 월드>의 경우는 좀 다르지 않은가. MTV가 음악에 전념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리얼 월드>는 음악을 주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는 MTV의 정신에 부합하는 성공작이다. 이 프로그램은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고있는 `리얼리티 TV`류의 선구자라고도 할 수 있다. MTV으 타깃 시청자들은 음악뿐 아니라 영화, 패션,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MTV가 제공하는 `다양성`이라는 양념이 바로 이런 쇼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MTV축은 여전히 음악 프로그램이며, 이를 좀더 보강하기 우해서 신설한 것이 MTV2이다. MTV가 비교적 긴 쇼들을 배치하고 있다면, MTV2는 전적으로 음악을 위한 채널이다.
+ MTV, VH1, 니켈로디언 등 세 네트워크가 모두 디지털 채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대한 MTV의 입장은.
=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TV 프로그램 제작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꿨으며, 좀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해준다. 특히 MTV의 여러 네트워크에 흩어져 있는 시청자들이 다양한 채널 사이를 누비는 독특한 경험을 가능케 해주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유럽 뮤직 어워드>의 경우 메인쇼는 MTV 채널에서 방송했는데, 특별히 쇼 중간에 무대 뒤 상황이나 다양한 시점에서 찍은 즉흥적인 장면 등 서비스 이미지들을 디지털 채널로 방송했다. 시청자들은 MTV에서 마돈나의 메인쇼를 보고, MTV 베이스, MTV extra 등 다른 채널에서 원하는 부분을 리플레이하거나 혹은 무대뒤의 마돈나 모습 등의 아이템들을 골라서 볼 수 있다.
+ 네트워크 확장 계획은 있느지.
= 있지만 일급기밀사항이다. (웃음) 매일 새로운 인터넷 사이트를 런칭하고 있고, 해마다 새로운 브랜드를 확장하는 게 목표니까, 앞으로 기대해달라.
+ <MTV 무비 어워드>를 보더라도 영화에 대한 MTV의 관심이 상당한 것 같다. 영화와 MTV의 관계는.
= 영화는 MTV의 시청자들이 음악 이외에 가장 적극적으로 즐기는 오락이다. 박스오피스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영화도 비평가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MTV 무비 어워드>의 수상 카테고리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영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 <조의 아파트> 이후로 꾸준히 영화를 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화제작에 일관된 입장이 있다면.
= 현재는 MTV필름과 니켈로디언이 영화제작을 맡고 있다. <비비스와 버트헤드>같은 경우는 박스오피스에서 대성공을 거두었고, 매년 5~10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이들 영화를 아우르는 특징이 있다면 아마도 `MTV 감수성`을 대표한다는 점일 것이다. 독특하고 기발한 이야기이든 새로운 이미지인든, MTV 시청자들이 `MTV`라는 로고만 보고서도 믿고 극장에 갈 수 있을 만큼 시청자의 취향에 부합하는 영화들이어야 한다.
+ 최근에 `로컬리제이션`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로컬리제이션 전략은 어떠한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는지.
= MTV는 미국의 브랜드가 아니라 이제는 전세계적인 브랜드이다. MTV의 중심 가치라든가 주요 아이디어를 각 지역에서 뽑은 스탭들이 직접 각국의 실정에 맞게 해석해서 지역 프로그램을 만드는 로컬리제이션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로컬리제이션은 한편 글로벌리제이션을 가능하게도 한다. 각국의 음악뿐 아니라 지역 르로그램들을 전세계 MTV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하는 프로그램 교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로컬리제이션의 또다른 방법에는 MTV 네트워크 본부에서 설비나 인력을 제공하고 지역 스탭들과 협력하여 전세계를 돌며 제작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현재 기획중인 <글로벌 힙합쇼>를 예로 들면, 전세계의 힙합문화를 집중적으로 취재해서 MTV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할 계정이고,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 21세기 MTV의 전망은.
= 예측할 수도 없을뿐더러 예측하고 싶지 않다. 항상 새롭게 변한다는 것이 MTV의 모토이므로 5분 뒤에 또 어떤 새로운 비전이 제시될지 모른다. 다만 MTV가 좀더 멀티미디어 포맷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 휴대폰이든, 무선인터넷이든, 혹은 데스크톱, 책, 패션이든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에 MTV가 함께할 것이다. MTV는 이제 하나의 브랜다가 아니라 DNA에 새겨진 감수성이자, 라이프 스타일이다.글 뉴욕=옥혜령 통신원. 사진 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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