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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함께 스펙터클 로맨스를!
2001-06-07

<엽기적인 그녀> 촬영현장

그녀와 함께라면 폭력마저도 감미롭다? 샐러드 안주가 먹고 싶다 하여도 그녀가 “골뱅이 시켜!” 하면 골뱅이를 시켜야 한다. “동생들인데 술 먹고 노래방 갔다가 장여관엘 가니? 그리고 너! 왜, 반말이야! 혓바닥이 반이야?” 원조교제하던 아저씨도 그녀에게 걸리면 혓바닥 길게 뺀 채 뼈도 못 추린다. 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옛 연인을 떠올리며 ‘엉엉’ 소리내어 울자 순진남 ‘견우’도, 골뱅이 옆 소면도 숨을 죽인다. CF를 통해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던 전지현이 엽기황당하지만 사연있는 ‘그녀’로 변신하고, 요사이 쇼무대를 완전히 장악한 개구쟁이 차태현이 순수하고 어리숙한 ‘그’로 분한 <엽기적인 그녀>. 대학로 소주방에서 진행된 이날 현장에서는 젊음의 속성이 그렇듯, 감정의 고저가 중간과정 없이 치고박고를 반복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신씨네에서 제작하고, <비오는 날의 수채화> 등 청춘 멜로드라마의 감성을 조율해온 곽재용 감독이 모처럼 연출로 돌아온 작품. 지하철에서 만난 인연으로 티격태격 사랑을 키워가는 20대 남녀의 발랄한 연애담은 7월 한여름 극장에 펼쳐진다. 글 백은하 기자 사진 오계옥 기자

알고 보니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라 무협영화? 물론 아니다. 5월말 부산 동래산성과 을숙도에서 진행된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분은 시나리오작가 지망생 ‘그녀’의 황당한 패러디 시나리오 <비천무림애가>의 상상 장면들. 연애담이라 아기자기한 전체 이야기에서 몇 안 되는 스펙터클(?) 중 하나다. 지명수배된 악당 ‘견우’와 현상금을 사냥하는 무사 ‘그녀’가 비오는 벌판에서 일합을 겨룬다. 비는 커녕 뜨거운 햇살이 피부를 달구는 날씨였지만 두 배우는 긴 도복을 펄럭이며 칼과 동작의 합을 맞춰보기에 바빴다. 소방차 호스가 비 대신 뿌리는 물줄기를 온몸에 맞으며 연기하는 배우들, 물 뿌리랴 카메라 보호하랴 빨갛게 익도록 뛰어다닌 스탭들 모두 촬영은 힘들었을 텐데 해가 지도록 불평은 들을 수 없었다.

부산=황혜림 기자 사진 오계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