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온다. 용광로에 온몸이 녹아 사라지는 순간에도,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고 “나는 다시 돌아온다”고 말하던 그가, 돌아온다. 무려 12년 만에, 존 코너와의 약속을,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러, 그가 돌아온다. 엄밀히 말하면 <터미네이터3>에서 돌아오는 이는 ‘그’가 아니고, 그와 같은 모델(T-800)의 또 다른 터미네이터다. <터미네이터3>에서도 인류 저항군의 지도자가 될 존 코너를 암살하기 위한 기계들의 노력은 계속된다. 10년 전 T-1000의 암살 위협에서 벗어난 존 코너는 기계들의 첨단 네트워크인 스카이넷의 추적을 피해 은둔자로 살아간다. 그런 존의 존재를 감지한 기계들은 한층 발전된 형태의 로봇인 터미네트릭스(T-X)를 파견한다. T-X는 섹시하고 아름답지만, 냉혹하고 잔인하며, 뛰어난 지능과 공격력, 심지어 다른 기계 장비들을 제어하는 능력까지 갖춘 여성 기계 로봇. 인간 저항군들은 존 코너를 지켜내기 위해 인간쪽 전투 병기인 터미네이터 T-800을 재프로그래밍하기로 한다. 이미 구모델이 된 T-800은 최첨단 병기인 T-X에 맞서 존 코너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영화가 구현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의 최첨단을 보여준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도 이제 ‘옛날 영화’가 됐다. 강산도 한번 변하고, 영화의 특수효과도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이즈음, <터미네이터3>는 어떤 신무기를 장착하고 돌아올까. 제임스 카메론의 감독 의자를 물려받은 <브레이크 다운> 의 조너선 모스토는 과연 전편들을 뛰어넘는 속편을 만들어냈을까. <터미네이터 3>에 대한 많은 것은 아직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단 특수효과가 쓰인 숏이 600개에 달한다는 것,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3천만달러의 개런티를 받는 등 총제작비가 1억7천만달러에 달한다는 것 정도가 영화의 모양새와 크기에 대한 힌트가 된다. 박은영
50대 중반에 접어든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T-800의 이름으로 다시 돌아온다. T-800과 T-X의 대결은 따라서, 성의 대결, 세대의 대결로도 읽힌다. 존 코너 역할은 에드워드 펄롱이 아닌 닉 스탈이, 그의 여자친구로는 클레어 데인즈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
3편의 악당은 최상의 미모와 전투력을 지닌 여성 사이보그 T-X로, 다른 기계 장비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에너지 형태가 되어 사라지는 등 변신 및 이동 능력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