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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미적인 시선의 원류,<프랑수아 트뤼포 베스트 컬렉션>
2003-04-23

대체 언제 적 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이른바 누벨 이마주 시대도 90년대 초반에 끝장난 시점에 왜 다시 한번 누벨바그로 돌아가는 것이냐고? 그러나 장 뤽 고다르와 프랑수아 트뤼포로부터 시작되었던 그 ‘새로운 물결’이 프랑스영화의 흐름을, 나아가서 세계영화의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관해 잠시라도 궁금한 적이 있었다면 “과연 ‘젊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되풀이되는 질문에 온몸으로 대답하고자 했던 이들의 소중한 연대기를 접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시라.

<피아니스트를 쏴라>

<쥴 앤 짐>

(1959), <피아니스트를 쏴라>(1960), <쥴 앤 짐>(1961), <부드러운 살결>(1964)과 <훔친 키스>(1968)까지 프랑수아 트뤼포의 초기작 다섯편(그중 <화씨 451>과 <검은 옷의 신부>는 빠져 있다)이 총집결된 이번 컬렉션은 트뤼포적인 정서(누벨바그의 정서라고 부르기보다는 이쪽이 더 옳을 것이다)로 충만하다. 불안한 눈동자와 도톰한 입술의 누벨바그 여인들(그녀들, 잔 모로, 마리 뒤보아, 프랑수아 돌레악, 마리 프랑스 피지에, 그리고 델핀 세리그), 끊임없이 사회로부터 구타당하는 소년 장 피에르 레오의 울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고집스러운 시선, 스윙재즈부터 샹송과 고전음악까지 자유롭게 경계선을 넘나드는 음악들, 춤추는 듯 ‘횡적으로’ 흘러다니는 라울 쿠타르의 카메라, B급 누아르의 음험한 정서와 카바레엔터테인먼트를 마법 같은 유희로 바꿔버리는 탐미적인 시선, 그리고 리드미컬하게 감각적인 제목들이 우리의 오감을 간지럽힌다.

무엇보다 <프랑수아 트뤼포 베스트 컬렉션>이 안겨주는 매혹은 근래 보기 드물게 즐거운 서플먼트의 풍성한 향연에서 비롯된다. 앙투안의 유일한 친구 르네 역의 실제 모델 로베르 라슈네가 들려주는 ‘13살 무렵의 프랑수아 트뤼포’와 장 피에르 레오의 오디션 장면,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다음 열광한 사람들이 헹가래를 치자 아직 어린 소년답게 깔깔거리고 즐거워하는 장 피에르 레오의 기록필름(), 잊혀졌던 누아르 작가 데이비드 구디스에 관한 기록들과 끔찍하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홀린 듯 아름다운 화면을 완성해낸 촬영감독 라울 쿠타르의 알찬 코멘터리(<피아니스트를 쏴라>), <쥴 앤 짐>을 찍을 당시의 특별한 분위기를 행복하게 추억하는 잔 모로의 근사하게 주름진 육성 코멘터리, 70살에 자전적 처녀작 <쥴 앤 짐>을 발표했던 원작자 앙리 피에르 로셰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프랑수아 트뤼포의 해설, 트뤼포가 선별한 장면들(<쥴 앤 짐>), 카트린 드뇌브의 언니이자 스물다섯의 나이에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한 비운의 스타 프랑수아즈 돌레악을 추억하는 트뤼포의 코멘터리(<부드러운 살결>), <훔친 키스>의 원작이 되었던 트뤼포의 사랑스런 단편 <앙트완과 콜레트>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설립자 앙리 랑글루아에 관한 성실한 해설, 1968년 칸영화제에서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데 당신들은 시시한 영화 얘기나 하고 있을 것입니까?”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며 영화제 중단을 호소했던 프랑수아 트뤼포와 장 뤽 고다르, 로만 폴란스키의 스케치(<훔친 키스>)까지. 그러니까 <프랑수아 트뤼포 베스트 컬렉션>을 본다는 것은 60년대 프랑스 영화계의 겹쳐진 주름들 사이를 끝없이 탐험하는 경험에 다름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극장에 앉아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서던 시절, 영화가 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무엇을 끊임없이 카메라 속에 낚아채려 했던 열정적인 의지의 출발점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음껏 누려보시라. 김용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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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Quatre Cents Coups)(1959)출연 장 피에르 로, 클레르 모리에<피아니스트를 쏴라>(Tirez sur le Pianiste)(1960)출연 마리 뒤부아, 니콜 베르제<쥴 앤 짐>(Jules et Jim)(1961)출연 잔 모로, 오스카 베르너, 앙리 세르DVD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아나모픽 2.35:1오디오 돌비디지털 2.0 모노 <부드러운 살결>(La Peau douce)(1964)출연 장 데사이, 넬리 베네데티<훔친 키스>(Baisers Vole’s)(1968)출연 장-피에르 로, 델핀 세릭DVD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아나모픽 2.66:1오디오 돌비디지털 2.0 모노 출시사 알토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