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검증을 끝내고 박수를 쳐주었다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영화 <집으로…>의 DVD 출시를 기다려온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로 예정돼 있었던 첫 번째 출시 예정일이 지켜지지 못한 이후 출시 예정일은 여러 번 연기돼왔다. 타이틀 자체를 다시 제작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 그 원인. 출시 막바지에 이정향 감독이 DVD 타이틀에 대한 엄청난 열의를 보이며 본격적인 관여를 하기 시작해, 서플먼트가 전면 수정되면서 다시 제작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의 심정은 다음과 같았다. ‘아직까지도 DVD 제작에서 감독의 적극적인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하려면 첫 번째 기획단계에서부터 열성을 보였어야지, 웬 뒷북인가.’ 한마디로 말해 짜증스러웠던 것. 그랬으니 무려 두달이 넘게 지속되었던 출시 연기 사태가 끝나고 타이틀을 손에 넣었을 때, ‘그래 얼마나 공들였는지 한번 보자’라는 식의 감정적인 상태였던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솔직담백한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와 아기자기한 서플먼트들을 모두 보고 나자 그러한 짜증 등은 어느새 증발해버린 상태였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의 감정에 다시 빠져버린 것.
나를 그렇게 만든 가장 큰힘은 무엇보다 <집으로…>의 DVD 타이틀 구석구석에 깃들어 있는 이정향 감독의 ‘욕심없는’ 순수한 열의였다. 장면선택 기능에 ‘벌레다, 벌레!’, ‘밧데리가 없어요’ 등의 정겨운 이름을 일일이 붙여놓았는가 하면 서플먼트의 거의 모든 코너마다 감독이 직접 모습을 비치며 참으로 곰살맞게 제작과정의 따뜻했던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내고 있었던 것. 특히 궁금했던 김을분 할머니의 캐스팅을 중심으로, 실재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지통마 마을의 장소 헌팅, 훈련되지 않은 똥개와 벌레 출연자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스텝들의 모습, 정말 특별했던 시사회 전경 등이 별 군더더기 없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감독의 그러한 열의와 더불어 ‘<집으로…> 그뒤 1년’이라는 코너 속에 소개되는 마을과 주민들에 대한 제작진들의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의 표현은, 영화에 대한 여운을 고스란히 반영해 훈훈한 정감을 느끼게 해주기까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집으로…>의 DVD 타이틀은 영화가 가지고 있던 그 ‘외할머니같은 편안함’을 아주 잘 살려낸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다. 김소연/ DVD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The Way Home Special Edition2002년, 감독 이정향자막 영어, 한국어(청각장애인용)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2.0, 5.1, DTS지역코드 3출시사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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