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를 한눈에 찍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그린 영화거든요. 남자 아지트에 침투하질 않나, 별짓을 다해요. 근데 참, 이해가… 가더라구요. 좋으니까, 알고 싶으니까, 그럴 수 있지 않나요? 현실이 허락한다면, 저도 그럴 거 같은데요.” 완벽한 남자를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용감하고 귀여운 여인의 스토킹 내역이 코믹하게 펼쳐지는 <오! 해피데이>의 촬영 막바지. 지난 1월 중순, 삼성동 클럽메드 사무실에 나타난 장나라는 귀엽고 소탈한 언변으로 취재진을 미소짓게 했다. ‘여자가 먼저 남자를 찍었다’는 모티브에서 출발한 로맨틱코미디 <오! 해피데이>는 장나라를 캐스팅한 뒤 비로소 순항할 수 있었는데, 이젠 장나라도 이 영화에 풍덩 빠져든 것처럼 보인다.
이날 촬영분은 그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지는 장면. 평소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는 공희지(장나라)는 단짝 친구들이 여행사의 싱글 파티에 참석하려다 ‘자격 미달’로 퇴짜를 당하자 대표로 항의하러 간 자리에서, 여행사 팀장 김현준(박정철)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친구들 이목 때문에 ‘이상형’의 남자에게 막말을 하는 공희지는 망쳐버린 첫인상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또 소비자의 자격 운운하는, 인간미 없는 남자 김현준은 과연 무데뽀 소녀 공희지에게 함락될 것인가. 이들의 파란만장한 연애담은 오는 4월 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정진환·글 박은영
♣ 윤학열 감독은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는 물론, 못 나가는 여자친구들과 봉천동 서민 가족의 이야기도 비중을 실어 소개하려 한다.♣ 대본을 들고 리허설을 하는 두 배우 박정철과 장나라. 호흡이 척척 잘 맞는다.
♣ “하는 짓은 완전 미저리인데요, 그래도 예쁘고 귀여워 보일 거예요.” 공희지에 완전히 동화된 듯한 장나라의 모습.♣ “못하는 것도 부족한 것도 없는 사람이죠. 그런데 알고보면 그런 사람이 더 허점이 많거든요.” 완벽한 남자의 남 모르는 애환, 그의 인간미를 그려 보이겠다는 박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