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에 대한, 혹은 갈 수 없었던 길에 대한 후회와 동경은 늘 인생을 허전하게 만든다. 한 남자가 있다. 십대에는 천재골퍼로 날리던 그는 심한 슬럼프의 늪에 빠져 은퇴한 뒤 파산 직전의 너덜너덜한 인생을 연명해나가는 증권사 영업사원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어느 날, 터널에서 우연치 않은 사건을 겪은 남자는 갑자기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최고의 프로골퍼’라고 부르는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내가 와 있는 이곳은 어디일까? 여기가 진짜 세상일까? 아니면 꿈일까?.
<역전의 명수>는 한 남자가 우연히 두 세계를 넘나들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다룬 인생역전기다. 경상도 양산에서 이루어진 이날 촬영은 이상한 세계로 넘어온 뒤 자신이 승완의 아내라며 나타난 한지영(하지원)의 출현과 이미 돌아가신 아버님(김성겸)의 등장에 놀라는 승완(김승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소심하고 어리버리한 ‘증원사 직원’ 승완과 달리 성격 나쁜 ‘스포츠 스타’승완은 자신을 다르게 대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스스로의 모습까지 영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다.
신예 박용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에이원시네마와 웰메이드필름이 공동 제작하는 코믹판타지인 <역전의 명수>는 순제작비 25억원으로 2003년 6월 초에 개봉할 예정이다. 글 백은하·사진 조석환
1. 골프시합을 앞두고 열린 파티에서 강승완을 격려하는 조 장관. 하지만 이런 자리가 처음인 강승완에게 상류사회 입성이 쉽지만은 않은 듯.2. 현실세계에선 돌아가신 아버님마저도 파티에 참석한 이상한 나라. 사람들은 세계적 스타 강승완의 등장을 박수로 맞고 있다.3.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꼼꼼함 때문에 배우들로부터 ‘아줌마’라는 별명을 얻은 박용운 감독.4. 늦은 밤까지 진행되는 촬영에 약간은 지친 기색을 보이는 김승우, 하지원. 그럼에도 김승우는 “테스트는 무슨 테스트, 그냥 슛 가 슛!”을 외치며 의욕을 보였다.5. 피우지도 않은 바람 때문에 티격태격하는 강승완, 한지영 커플. 하지만 주변 사람들 앞에서는 가식적인 다정함을 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