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파를 뒤로 하고 내려간 <하늘정원> 촬영지 삼천포는 외투가 필요없을 만큼 포근했다. ‘삼천포’ 하면 떠올리는 속담이 무색하게, 산과 바다가 조용히 서로를 어우르는 안락한 풍경 속에 자리한 아담한 건물, ‘Hospice Medical Center Garden of Heaven’이 이 영화의 촬영장소. 원래는 삼천포관광호텔이었던 건물을 병원으로 리모델링했다.
<하늘정원>은 하늘나라로 곧 떠날 이들이 모여 마지막 위로를 주고받는 호스피스 병동을 무대로 그곳에서 피어나는 의사 최오성(안재욱)과 ‘스키루스’라는 병으로 죽음을 앞둔 환자 김영주(이은주)의 슬픈 사랑을 그리는 영화다. ‘병원 후원의 밤’ 행사신을 찍는 날, 병원 건물엔 밤늦게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행사의 한 순서로 환자들이 단체로 <하늘가는 밝은 길이>라는 찬송가를 연주한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다른 환자들과 종 연주를 하던 김영주가 금세 쓰러지려 하자 최오성이 부축해 일으켜주는 장면. 삼천포 주민들로 이루어진 관중 엑스트라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연애소설>에서도 아픈 사람을 연기했기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어요. 근데 감독하고 상대배우가 다르니까 그냥 해보자 했죠. 영주는 <연애소설> 속 못지않게 ‘밝은’ 환자예요.”(이은주) “최오성은 의사지만 환자를 치료조차 못하는 괴로운 의사예요. 오히려 환자들이 밝죠.”(안재욱) 안타까워 하는 의사와 웃음을 잃지 않는 환자간의 따스한 멜로 <하늘정원>은 이달 중으로 촬영을 마치고 3월 말 혹은 4월 초에 개봉할 예정이다.사진 조석환·글 최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