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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2002-11-24

“먹고살기도 힘든 마당에 축제는 무슨….” 부산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부산시민회관 주변, 다섯시부터 시작된 교통통제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질러가면 될 길을 몇분이나 더 걸려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었지만, 찬바람에 발을 구르면서도 길게는 네 시간 가까이 개막식을 기다린 관객은 하루저녁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이 기쁘기만 한 것 같았다.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11월14일 레드카펫 주변에선 자동차 한대가 도착할 때마다 환성이 터져나왔고, 낯선 외국 게스트들도 예상하지 못한 박수에 반가워하는 모습이었다.

안성기와 방은진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국내외 손님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축제의 무드에 휩쓸려 들어갔다. 트레이드마크인 흰색 정장과 폭신한 체크무늬 머플러 차림으로 관객을 흥분시킨 앙드레 김이 열기에 기름을 들이부은 첫 번째 게스트였다. 뒤이어 당당하게 걸어들어온 이혜영과 변함없이 우아한 장미희, 어린 학생들까지 박수를 보낸 이대근 등 중견영화인들이 입장했고, 송승헌과 이병헌, 김정은, 임은경, 장동건 등 젊은 배우들이 소녀들의 탄성과 함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저명한 영화평론가 도널드 리치를 필두로 하는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단을 비롯해 해외 게스트들도 촛불처럼 개막식장 곳곳을 밝혔다.

개막식 다음날인 15일부터 부산영화제는 이미 전국에서 모여든 관객을 맞기에 바빴다. 따뜻한 기운이 남아 있는 늦가을 햇살을 받으며 뛰어다니는 하늘색 점퍼의 자원봉사자들, 새벽같이 예매장소로 달려온 관객, 개막작인 <해안선> 팀을 만나기 위해 PIFF 광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겁이 날 정도로 파도 같은 에너지를 내뿜었다. 23일 막을 내릴 부산영화제는 지난해보다 하루 늘어난 열흘의 여정도 아쉬울 것 같았다.부산=사진 <씨네21> PIFF 데일리 사진팀·글 김현정

왼쪽부터 임은경, 김정은, 강수연, 이혜영, 장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