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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 사상 최고의 야심작,<영웅(英雄)>
2002-10-23

춘추전국시대, 하늘과 대지는 피로 물들었다. 전쟁과 살육, 배신과 음모, 원한과 고통의 암흑 속에서 사람들은 구원의 빛을 내려줄 ‘영웅’을 기다린다. 천하통일의 위업을 이루려는 진나라의 야심찬 왕 영정(진시황). 그런 그를 암살하려는 이웃 나라의 자객들, 그 자객들로부터 왕을 지켜내야 하는 장수. 서로 다른 명분으로, 그러나 한결같은 절박함으로, 이들은 칼을 치켜든다. 살아남으려는 자들의 고독한 몸부림. 그렇게 역사는 흐르고, 영웅은 남는다.

<영웅>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야심가인 진시황제처럼, 중국영화 사상 최고의 야심작으로 기록될 만한 영화다. <와호장룡>으로 예기치 않은 장외 홈런을 날렸던 프로듀서 빌 콩이 서구 평단과 관객에게도 널리 알려진 장이모를 다음 타자로 불러 세운 것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그런데 거기에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국영화의 얼굴 이연걸(영정의 호위를 맡는 불세출의 장수 무명)과 양조위(영정을 암살하려는 자객 파검), 장만옥(파검의 파트너이자 마음의 연인 비설)과 장쯔이(파검을 사모하는 하녀 월이)를 불러모았고, 크리스토퍼 도일에게 카메라를, 정소동에게 무술을, 탄 둔에게 음악을 맡겼다. ‘중국영화의 자존심’이래도 과언이 아닐 화려한 진용. 2년여의 제작기간, 3500만달러의 제작비, 6500명의 출연진이 투입된 <영웅>은 과연 <와호장룡>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가.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