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 대로변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칵테일바를 성공시키려는 네 남녀의 도전’을 그린 영화 <쇼쇼쇼>의 촬영이 한창이다. 갑작스런 먹구름으로 현장은 더 분주해졌다. 계획보다 촬영을 빨리 진행해야한다. 상당한 양의 색종이와 경찰오토바이, 고적대, 엑스트라만 1천여명이 동원된 이날 촬영은 홍수환 세계챔피언과 에베레스트를 처음 등정한 고상돈의 카페레이드 장면이다. 춘천시의 협조를 받아 시내 한복판을 교통통제하고 주변의 간판들도 70년대 분위기로 새단장했다. 관건은 이 많은 인원을 통제하면서 이른 시간 내 촬영을 끝내는 것. 3대의 카메라가 동원되었다. 크레인을 이용해 전체 군중장면을 찍고 한대의 카메라는 카페레이드 차량 뒤편에 매달았다. 스테디캠도 가세했다.
거칠지만 순수한 산해(유준상), 좌충우돌 의리의 사나이 상철(이선균), 소심한 부잣집 아들 동룡(안재환)은 우연히 동네 술집 하나를 인수하게 되고, 우리나라 최초의 칵테일바를 만든다. 곤봉돌리기의 명수인 고적대의 리더 윤희(박선영)까지 영입해 본격적인 기술지도를 받고 전력을 다하지만, 가게는 파리만 날린다. 산해 일행은 자신들의 꿈과 가게의 성공을 위해, 당시 최고의 쇼 <쇼쇼쇼>에 출연하기로 한다. 산해·윤희 커플은 이미 영화촬영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전문 바텐더들에게 정식으로 칵테일 플레이를 배웠다. 이미 명예 바텐더 자격증도 획득했다. 영화 <쇼쇼쇼>는 TV 하나에 울고 웃던 1970년대, 남의 집 담장에 매달려 허참, 혜은이, 김추자, 이종환, 서유석 등에게 열광하던 그 가난한 시절 젊은이들의 가슴속 희망을 그린다. 도레미픽쳐스의 창립작품으로 현재 60% 촬영이 진행됐으며 2003년 1월 개봉예정이다.사진·글 이혜정
(왼쪽부터 차례로)♣ 카퍼레이드 도중 윤희 아버지(김용건)에게 90도 각도로 인사하는 용만 일행. 윤희 아버지는 딸과 산해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한다.♣ 김정호 감독은 데뷔작 <쇼쇼쇼>에 70년대 모습을 그대로 불러내겠다고 벼른다.♣ 윤희의 고적대 행렬을 앞에 두고 마주선 산해 일행과 용만 일행. 내기에 져서 나이트 클럽을 산해에게 빼앗긴 용만은 사사건건 산해 일당을 훼방놓는다.♣ 고적대 단장인 박선영이 지휘봉을 돌리고 있다. 이날 하루종일 지휘봉을 돌리느라 고생이 많았다. <묻지마 패밀리>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