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애 밴드’를 꼽자면 두 이름이 떠오른다. 라디오헤드와 뉴 오더다. 둘 중 뉴 오더를 선택한 건 순전히 여름이기 때문이지 애정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서는 아님을 밝힌다. 통상 뉴 오더는 록밴드와 1980년대부터 유행한 디제이 문화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공로를 인정받는다. 계기가 된 건 아프리카 밤바타가 뉴욕에서 녹음한 곡 <Planet Rock>(1982)이었다.
이 곡의 혁신적인 성취에 충격을 받은 뉴 오더 멤버들은 곧장 뉴욕으로 날아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목격하려 했다. 이후 그들의 생활은 말 그대로 ‘클럽 죽돌이’의 그것이었다고 전해진다. 밤 11시30분에 일어나 클럽에서 시간을 보낸 뒤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 탄생의 빛을 본 곡이 바로 저 유명한 <Blue Monday>(1983)다. 심지어 그들은 이 곡을 디제이들이 애용한 포맷인 12인치 싱글로 발매했다. 이 곡을 기점으로 자신들이 클럽 문화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본격적으로 선포한 셈이다. 이후 뉴 오더는 꾸준히 활동하면서 전설로 우뚝 섰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작인 《Music Complete》(2015)를 강추한다. 2000년대 이후 발표한 음반들 중 가장 ‘댄서블’한 음악을 많이 담고 있어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여름이다.) 한곡만 꼽아야 한다면 <Superheated>를 선택하겠다. 그들이 젊은 시절 발표한 곡들에 뒤지지 않는 활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