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니무니다.” 뭐 새삼스런 얘기지만 요즘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의 미모가 화제다. 분명 같은 의상인데도 한번도 저런 ‘핏’을 본 적 없다는 성직자들의 농담 섞인 증언도 들려온다. 인터넷에는 영화에서 사제복을 입은 그의 모습을 데생한 이미지도 돌아다니고 있다. 그중에는 <씨네21> 1028호 <검은 사제들> 김윤석, 강동원 2인 표지를 데생한 것도 있었다. 표지 전체를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에 뒤에 서 있는 배우 김윤석을 대충 그릴 수밖에 없는 ‘지못미’의 고뇌가 느껴지는 컷이었다. 그처럼 1028호의 표지와 내지 이미지가 업데이트된 <씨네21> 페이스북과 포털 사이트 기사 아래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강동원은 사람이 아니라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인터넷에 낚시성 제목으로 가득한 어뷰징 기사가 난무한다지만, 표지를 비롯한 인쇄된 사진들은 이른바 오프라인 잡지들의 자존심과도 같다. 여전히 이 시대의 감독과 배우들에게도 ‘커버를 장식했다’는 것이 은근한 자부심이다(라고 믿고 싶다). 그런 점에서 1031호 표지를 보면서 의아해할 독자들이 있을 것 같다. 개봉을 앞둔 특정 영화의 주인공들이 모인 것도 아니고, 시기에 걸맞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한 배우들도 아니다. 배우 매니지먼트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의 제안과 김성훈 기자의 조율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그들 소속 배우 조진웅부터 최원영, 윤계상, 김재영, 권율, 이제훈, 한예리, 이하늬, 변요한, 고성희, 지우까지 11명과 ‘사람이무니다’ 표지로 만났다. 예외적으로 길고 긴 화보가 실렸다. 함께 인터뷰를 읽고 있자면, 그저 개별적으로 소속돼 있을 것 같은 배우들의 우정과 의리가 대단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아무튼 함께 수고한 이주현, 김현수 기자, 백종헌 사진기자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파격적으로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이런 시도를 한 것에 대해, 일종의 영화계와의 ‘콜라보’라 말해두고 싶다. 일반 독자들은 접하기 힘들었겠지만 얼마 전 CJ엔터테인먼트 20주년 기념 책자를 제작하기도 했다. 영화계와 더 많은 스킨십을 하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물론 평소 <베니티 페어> 같은 표지를 보면서 부러워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할 때도 그랬고 <스타워즈> 특별 표지로 배우와 캐릭터들을 모았을 때도 그랬다. 이 시대에 오프라인 잡지가 가지고 있는 ‘무기’, 더 나아가 어떤 ‘가치’라고 할 만한 것들이 그래도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고 싶다. 물론 그 최종적인 목적지는 ‘독자’일 것이다. 여전히 그 방법을 모색 중이다. 언제나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유료 독자들은 물론 디지털 세계의 30만 페친 혹은 팔로워들과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그렇게 우리는 이미 연말 결산과 새해 계획에 들어갔다. 기다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