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트니 오토 지음|황금가지 펴냄|9천원
영화로도 만들어진 <아메리칸 퀼트>의 작가 휘트니 오토의 신작 소설. 각각 르네상스시대와 20세기를 배경으로 예술가로 성장하는 두 여성의 삶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여성이 예술가가 된다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 줄리에타는 남장을 하고 미켈란젤로가 다윗상을 만드는 과정을 훔쳐본다. 그러나 남은 것은 다윗상에서 떨어져 나온 대리석조각 하나. 줄리에타의 후손인 로미는 줄리에타의 열정과 재능과 대리석조각을 이어받는다. 각국의 예술가들이 몰려들었던 1920년대 초 파리에서 로미는 사진작가로 주목받는다. 두 여성이 살았던 시대에 활동한 예술가들을 등장시키며 당대의 예술사적 흐름까지 유려하게 담아낸 소설.
책 - 미켈란젤로의 딸
-
<Reveal>|워너뮤직 발매한때 ‘얼터너티브’했던 밴드가 메이저 세계에서 스타덤에 오른 뒤 선택의 폭은 그리 크지 않다. 하나는 ‘해오던 대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자기 패러디(self parody) 혹은 자기부정을 단행하는 일이다. 앞의 길은 밴드의 색깔을 유지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새로운 것은 없다’는평을 받고, 후자는 나름대로 도전적이지만 ‘밴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평을 받는다. 부단히 혁신과 실험을 단행하는 길도 있지만 말처럼 쉽지는않고, 다른 사람이 수행한 혁신을 ‘착취’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때도 많다. 이런 몇 가지 선택 사이에서 진동하는 것이 메이저 세계에서 게임의법칙이다. 문제는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느냐, 슬기롭게 제어하느냐 여부일 것이다.R.E.M은 ‘성공을 잘 관리한’ 경우에 속한다. 이번에는? 드러머 빌 베리(Bill Berry)가 탈퇴한 뒤 3인조로 발표한 첫 작품 <Up>(1998)이‘실험적’ 방향을 취했다면, 새 음반은 실
얼터너티브의 재건
-
만화는 부조리한 것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부조리의 성이다. 평범한 시각에서 보자면 그렇다. 한두개의 선과 원만으로 거뜬히 사람이 되어버린다.현실에서 만나는 복잡한 얼굴들이 그저 단순한 면과 선으로 대치되어버리는 부조리가 만화의 출발이다. 칸과 칸을 통해서 전개되는 형식도 부조리하기만하다. 정지돼 있는 그림들이 제각각 살아서 움직이고 앞의 칸과 뒤의 칸이 관계를 맺는 방식도 역시 부조리하다. 말풍선은 어떤가? 캐릭터의 입가에달린 꼬리에 붙은 풍선에 적힌 글만으로 그 캐릭터의 소리까지 들린다. 말풍선에 있는 커다란 글자는 소리의 크기를 이야기하고, 말풍선의 모양은캐릭터의 기분을 상징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부조리가 만화의 존재방식이며 시각 이미지가 존재하는방식이다. 형상의 대표성을 추출하는 추상(抽象)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만화의 부조리를 받아들인다. 물론 거기에는 삶에서 거듭되는 자연스러운훈련이 존재한다.어처구니없음이 주는 카타르시스만화
부조리를 넘어선 부조리
-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2001 도쿄장난감쇼에서는 스테디셀러 캐릭터들과 함께 디지털 장난감들이 전시되었다. 이들 디지털 장난감은 화려한 그래픽의 대용량 CD게임, 여러 사람이 즐기는 온라인 머드게임과 차별화하며 장난감과 사용자의 1 대 1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번에 (주)손오공에서 새롭게 출시한 <리얼핑퐁>과 <리얼베이스볼>은 스포츠레저, 게임, 장난감의 전통적인 벽을 허무는 인상적인 제품이다. TV에 연결되는 작은 게임기와 배트(라켓)로 구성된 이 게임은 게임기에 부착된 센서가 배트의 움직임을 감지해 게임에 반응한다. 조이스틱이나 키보드로 움직이는 게임을 넘어서 사용자가 실제 야구나 탁구와 동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인형에 디지털 센서를 부착해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처럼 현실의 가깝게 다가가는 장난감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다(문의: 032-815-5050).캐릭터 라이선싱의 새로운 경향최근 플래시애니메이션
2001 도쿄 장난감쇼
-
-
지난 해 봄, 북한에서 미국 애니메이션이 수년 동안 방송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평양을 중심으로 방송되는 ‘만수대 TV’를 통해 88년부터 방송한 이 애니메이션은 매주 일요일 1∼2편씩 방송했는데 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이후 중단됐다고 한다.북한에서 방영된 제목은 <우둔한 고양이와 꾀많은 생쥐>. 무려 7년이나 방송된 이 애니메이션은 힘이 약해도 머리만 잘 쓰면 얼마든지 자기보다 강한 자를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 평양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 뭐 이쯤 이야기가 나왔으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그 애니메이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워너 브러더스사가 제작한 미국 TV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가 북한 주민이 좋아했던 작품이다.<톰과 제리>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기회만 생기면 다시 방송하는 애니메이션의 스테디 셀러. 한동안 공중파 방송에서는 볼 수 없더니, 최근 들어 케이블 TV의 애니메이션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북한 주민
웃음을 주면 됐지, 뭐!
-
포니 캐넌 발매
일본드라마 주제곡, 영화 주제곡, CF 배경음악 등 일본의 연주음악을 모은 편집음반. 뉴에이지, 재즈, 라틴음악 등 사카모토 류이치, 히사이시 조, 히메카미, 곤티티, 카시오페아 등이 들려주는 다양한 장르의 일본 연주음악은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된다. <Miracle J2>의 첫곡은 국내에 이미 개봉된 <러브 레터>의 주제곡인 레메디오스의 <A Winter Story>. 뒤를 이어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아시나요>에 수록되어 화제를 모았던 혼성듀오 센스의 <Like A Wind>, 나카무라 유키요, 이와시로 다로, 이사오 사사키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연주자의 곡이 흐른다. 월드뮤직 스타일인 히메카미의 음악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음반 - Miracle J2
-
윤대녕 지음|이룸 펴냄|7500원
사적이고, 가벼워진 90년대 소설의 정점인 윤대녕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나’를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고전적 질문을 사이버펑크의 세계에서 풀어간다. 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제대로 끌어낼 수 없는 ‘해리성 기억상실’에 곤혹스러워하는 이성호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서하숙을 만난다. 라면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라면만 먹고 사는, 타인과의 유일한 통교로 컴퓨터만을 사용하는 ‘어두운 어항 속의 한 마리 다랑어처럼 사는’ 여자. 서하숙은 이성호를 자신의 방에 불러들여 보호자가 되고, 인터넷상의 사슴벌레 판매 루트를 통해 점조직으로 진행되는 기억이식을 권유한다. 이성호는 이명구라는 남자의 기억을 이식받지만 약혼녀를 죽이려 했던 뒤틀린 감정까지 받게 된다.
책 - 사슴벌레 여자
-
린바이 지음|문학동네 펴냄|8천원
성과 폭력을 유미적으로 다룬 독특한 스타일로 화제를 모은 중국작가 린바이의 장편소설. 린바이를 비롯한 90년대 여성작가들은 사회적 권리에 초점을 맞춘 전 세대의 여성작가와 달리 몸과 욕망, 가정과 남성에 대한 절망 등 여성의 감성적이고 구체적 경험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 <한 여자의 전쟁>은 두오미라는 한 여성의 성의식이 성숙해가며 사회와 충돌하는 과정을 그린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몸을 만지며 육체의 욕망에 눈뜨는 것에서 시작하여 창작의 열정, 어처구니없는 사기에 걸려 간통사건까지 이른 경험, 첫사랑의 달콤함 등이 펼쳐진다. 독백과 환상, 화자의 교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 여성의 ‘전쟁’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소설.
책 - 한 여자의 전쟁
-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5월29일 7시30분
UNEP 한국위원회 02-548-4480
황병기 창작활동 40주년을 맞아 여는 헌정공연 형식의 무대. 각 분야의 명인들이 출연하여 황병기의 작품을 주제로 공연을 펼친다. 재즈음악가 한충완, 무당 이해경, 조명 퍼포먼시스트 마사루 소가의 <오버쳐>로 막이 오르면 박현숙(가야금), 김남은(거문고) 등이 그뒤를 잇고 황병기는 2부에 첫 모습을 드러낸다. 황병기의 가야금에 홍신자가 목소리로 합주하는 <미궁>, 홍종진의 대금과 방희선의 현대무용이 어우러지는 <자시> 등이 장르를 넘나드는 절정의 무대를 선사한다. 가야금의 명인이자 창작국악의 선구자인 황병기.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유엔환경프로그램 기금에 기부된다. 공연에 맞춰 1965년 미국에서 출반되었던 황병기의 최초 음반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 우리는 하나
-
대학로 라이브 극장 5월26일 7시, 27일 6시
소닉스 미디어 080-538-3200
4인조 일본 컬리지 록 그룹 스피츠의 첫 내한공연. 일본 전역에서 벌이고 있는 ‘spitz jamboree tour hayabusa 2001’ 투어공연의 마지막을 한국의 소극장에서 이틀간 공연으로 마무리한다. 일본어의 매력을 잘 살린 시적인 가사와 포크적인 사운드의 컬리지 음악으로 그들만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스피츠. 1987년 여름 아마추어 정신을 가진 의상학도, 미술학도들이 결성한 스피츠는 신주쿠에서 라이브공연을 하며 팬층을 확보, 이제는 90년대 J-pop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번은 스탠딩공연이다.
공연 - 스피츠 내한공연
-
<멕시칸> O.S.T | 유니버설 발매왜 사람들은 멕시코를 연상하도록 하기 위해 하이 톤의 트럼펫이 단조의 멜로디를 불게 만들까? 트럼펫의 정열적인, 빨간 음색은 실제로도 강렬한 멕시코의 태양이나 매운 고추를 연상시킨다. 게다가 트럼펫은 자주, 멕시코 사람들이 하는 민속적인 음악에서도 주도적인 멜로디 악기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적어도 영화에서 이러한 트럼펫 사운드는 이 악기에 얽힌 기본적이고도 음악적인 사연보다 오히려 장르적인 배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사실 이 트럼펫은 미국도, 멕시코도 아닌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든 마카로니 웨스턴에 빚을 지고 있는 사운드이다. 사람들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비장한 느낌의 이러한 트럼펫 사운드가 ‘멕시코’로 자신을 데려다주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실은 그 사운드가 데려다주는 곳은 ‘멕시코가 배경인 서부영화’이다. 그것도 정통 서부영화가 아니라 잔인하고 싸구려스러운 마카로니 웨스턴 말이다.브래드 피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마카로니식 ‘비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