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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터널>은 딱히 새로울 게 없는 드라마다. 캐릭터, 프로덕션 디자인, 트릭 대부분이 앞선 드라마나 영화, 몇몇 미국 드라마를 노골적으로 차용한다. 제작진이 게으르기 때문일까? 영화 전문 채널에서 방송하는 장르 드라마를 굳이 찾아보는 사람들. 그들을 상대로 일정한 공식에 대입한 익숙한 오락물을 양산해야 하는 과제 앞에서 <터널>은 그들이 알 만한 퀴즈를 내고 답을 맞히는 쾌감을 유도한다.
1986년에서 30년을 건너뛰어 2016년에 도착한 형사 박광호(최진혁). 그의 옷차림을 “<수사반장>에서 튀어나온 줄 알았어”라고 놀리는 장면을 보자. 사실 광호의 옷은 <형사 콜롬보>의 패션에서 영향을 받은 MBC <수사반장>의 형사들보다, <수사반장>을 보며 짜장면을 먹던 <살인의 추억>의 형사쪽에 가깝다. <터널>이 여러 번 <수사반장>을 언급하는 이유는, 첫 대면에서 형사가 파트너에게
[유선주의 TVIEW] <터널> 추억의 ‘영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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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미지의 행성에 도착한 커버넌트 호
[정훈이 만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미지의 행성에 도착한 커버넌트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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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특집은 지난 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의 한국 감독들과의 만남이다. 물론 올해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많았다. 먼저 한국경쟁부문 대상과 CGV 아트하우스상을 수상한 <폭력의 씨앗>의 임태규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2005)를 떠올리게 만드는 이른바 ‘군대’ 소재 영화로, 외박으로 하루의 시간을 얻은 두 군인이 군대 폭력과 가정 폭력을 오가며 겪는 절망적인 경험을 담았다. 김진황 감독의 <양치기들>(2015)에 출연한 이가섭과 함께 군인을 연기한 정재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됐던 박기용 감독의 <지옥도>(2016)의 주인공이기도 했는데,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와 내재된 폭력성에 대한 성찰이라는 측면에서 얼핏 두 영화가 주는 느낌이 비슷했다. 임태규 감독은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연출 전공 5기이고, 박기용 감독은 현재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교수이기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전주의 한국영화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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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뭔가 있다. <링> 시리즈의 작가 스즈키 고지의 단편소설 <부유하는 물>(1996)에서, 주인공 요시미는 새로 이사 온 아파트의 수돗물 맛이 분명 다르다고 느낀다. 컵을 들어 형광등에 비춰보니 물속에 알 수 없는 미세한 먼지들이 떠다니며 기포와 엉긴다. 싱크대에 물을 버리는 요시미는 수원지로부터 아파트의 수도에 이르는 물의 경로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그러곤 이 아파트가 만(灣)을 메운 매립지 위에 세워진 건물임을 새삼 떠올린다. “시대와 시대의 잔재로 초석을 메운, 이 흐리터분한 발밑”을 생각하자 요시미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낀다.
불꽃놀이를 하러 올라간 아파트 옥상에서 요시미의 어린 딸 이쿠코는 키티가 그려진 빨간 가방을 줍는다. 요시미는 그 가방을 관리실에 맡기지만 유실물을 찾아가는 주인은 없고, 며칠 후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가방은 누가 일부러 갖다놓은 것처럼 옥상으로 되돌아온다. 그날 저녁 딸은 목욕 중에 욕조 안에서 ‘밋짱’을 부르며 마치 대화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나카타 히데오의 <검은 물 밑에서>와 월터 살레스의 <다크 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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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탁 쳤다. “기가 막히는구먼.” 과연 ‘음악 덕후’인 감독이 선택한 덕분이었을까. 1편 못지않은 탁월한 선곡에 2시간 내내 귀가 즐거웠다. 그렇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음악 때문에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Mr. Blue Sky>에서부터 캣 스티븐스의 <Father and Son>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품고 있는 주제와 절묘하게 맞물리는 선곡들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작품의 러브 테마라 할 <Brandy(You’re a Fine Girl)>에 위치한다. 먼저, 이 곡은 의미를 알고 감상하는 편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이기에 스포일러 걱정은 접어두길 바란다. 록밴드 루킹 클라스가 1972년 발표한 이 곡은 시골 소녀가 자신의 마을에 온 선원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낯선 이방인이 연인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곡이 흘러나오는 장면에서
[마감인간의 music] 또 한번의 기막힌 선곡 센스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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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팬이라는 어떤 분이 내 홈페이지에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을 ‘광견들’이라고 빗댄 글을 남겼다. 하긴 어디 그 사람뿐이었나. 무대에 ‘난입’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지지자들이 쏟아낸 비난의 쓰나미는 무참했다. 연설 끝날 때까지 기다렸던 활동가들의 배려는 안중에도 없었다. 문재인 후보의 멱살이 잡혔다는 ‘가짜 뉴스’를 지적한 나 역시, 된통 당했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온갖 음모론들이 난무했다. 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자유게시판은 쑥대밭이 되었고 줄줄이 후원도 끊겨나갔다. 졸지에 성소수자들은 적폐세력으로 매도되었다.
왜 홍준표에게 가지 않고 문재인에게 따지냐고 묻는다. 말귀 없는 혐오 군상 홍준표보다 문재인이 천배는 더 나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동급으로 취급되길 바라는가. 또 문재인이 그리 만만하냐고 묻는다. 미안하지만, 대통령 후보는 원래 만만한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왜 난입하면 안되는가. ‘광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이다. 특히나 성소수자들이 아니라 기독교계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난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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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은 섬이었다.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쉼 없이 이어진 폭격과 기총 사격 탓이었다. 반세기를 그랬으니 남아날 게 없는 건 당연했다.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 농섬. ‘농’이라는 이름이, 잘못됐다는 뜻의 영어단어 ‘Wrong’을 연상시킨다. 오산공군기지에서 낮게 날아오른 미7공군 소속 전투기들은 매향리 육상사격장의 목표물에 기총 사격을 한 뒤 바다를 건너 농섬에 폭탄을 투하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식의 훈련을 이어왔다. 인근에 주민들이 살고 있어 실전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주민들은 불안과 우울증, 신경쇠약에 시달렸다. 가축들은 유산하기 일쑤였다. 미공군 관할이지만, 운영과 관리는 세계적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이 맡고 있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온갖 신무기가 실험되었다고 주장했다.
2000년 5월, 잘못된 폭탄 투하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가옥이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폭격장 폐쇄운동은 더이상 참고 살 수 없다는 외마디 비명 같은 것이었다. 그 외침을 틀어막은
[노순택의 사진의 털] 고장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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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치가와 준 / 출연 미야자와 리에, 잇세 오가타 / 제작연도 2004년
이토록 찬란하고 슬픈 봄날, “토니 타키타니의 진짜 이름은 토니 타키타니였다”.
2004년 가을 즈음이었다. 일상의 모든 사소한 일들이, 청춘이 지나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출근길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Ride into the Sun>을 들으며 문득 떠오른 추억에 내 청춘도 가고 있다고 느꼈다든지, <토니 타키타니>를 보며 처음으로 죽음이 내 삶과 아직 무관한 그 무엇이 아니라는 것을 불현듯 깨닫게 되었다든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고작 30대 중반에 그런 치기 어린 감상에 사로잡히다니…. 그때는 그랬다. 그해 봄 긴 연애의 종지부를 찍었으며 부모님에게서 독립하여 ‘혼자 있음’에 혹독하게 적응하고 있었다. 토니 타키타니의 아버지가 남긴 수천장의 재즈 레코드와 아내가 남긴 수천벌의 옷, 남기고 떠나는 것에 대한 엄청난 무게감, 남겨진 이의 상대적인 고독이 이상하리
[내 인생의 영화] 이지혜의 <토니 타키타니> 삶은 죽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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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만화작가 겸 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의도한 제목이 분명하니까. ‘수짱’ 시리즈로 (특히)우리나라에서도 20∼40대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작가다. 일과 결혼에 대해, 삶의 목적과 질에 대해 고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수년 전 일본의 이야기이자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과 매우 닮아 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등 그녀의 작품들은 이미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있다. 그리고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 중 하나의 제목이 바로 <주말엔 숲으로>다.
‘재미와 의미’를 채널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는 OtvN에서 <주말엔 숲으로>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개그맨 김용만, 배우 주상욱, 가수 손동운 이 세 남자가 지친 도시인들을 대표하여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들을 만난다. 첫 번째 목적지는 욜로족들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제주도. 그곳에서
[김호상의 TVIEW] <주말엔 숲으로> 오늘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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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보안관> 당신 뭐야?! 기장마을 보안관입니다
[정훈이 만화] <보안관> 당신 뭐야?! 기장마을 보안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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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주도 풍성했다. <씨네21>은 공식 데일리 외에 영상 작업도 더했다. 늘 그렇듯 지속적인 ‘좋아요’를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번호 특집에서 언급되지 않은 두 작품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천안함 프로젝트>(2013)에 이은 백승우 감독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 <국정교과서>는 ‘우리는 왜 21세기에 국정교과서를 강요받고 있는가’라는 질문 아래, 수구세력의 역사 쿠데타라 할 수 있는 국정교과서를 중심에 두고 최근의 탄핵까지 세월호 이후 3년의 시간을 면밀하게 담고 있다. 2010년에 천안함 사건이 있었고 그로부터 시작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3년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에 이어 개봉까지 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시점상 그로부터 시작한다 할 수 있는 <국정교과서>도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다. 말하자면 천안함 이전 극영화를 준비하던 백승우 감독은 무려 지난 8년 동안 숨 가쁘게 정치다큐멘터리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국정교과서>와 <버블 패밀리>, 이한빛 PD의 죽음과 박찬욱 감독의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