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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탐정: 리턴즈> 셜록킴즈 탐정 사무소
[정훈이 만화] <탐정: 리턴즈> 셜록킴즈 탐정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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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는 민규동 감독이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가기도 전에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영화제작학교에서 생애 최초로 만든 단편영화와 제목이 같다. 그렇게 퀴어 단편 <허스토리>로부터 위안부 소재 장편 <허스토리>에 이르기까지,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는 한국 상업영화 시장 안에서 여성주인공 영화를 끊임없이 만들어온 흔치 않은 남성감독이라 할 수 있는데, 돌이켜보면 그 데뷔작부터 그러했다. 심지어 그보다 전에 영화제작학교에 지원하기 위해 썼던 자기소개서도 <레옹>(1994)에서 마틸다(내털리 포트먼)가 갱에게 부모가 살해당하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레옹(장 르노)을 찾아가 문을 열어달라고 할 때의 절박한 심정, 그러니까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마틸다의 심정을 편지 형식으로 써내려간 것이었다. 당시 영화에 대해 아는 것도 부족하고 딱히 경력도 없어서 딱딱한 자기소개서 형식을 벗어나, 그처럼 영화를
[주성철 편집장] <허스토리> 대특집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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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위치는 합정역 7번 출구 도보 4분 정도 거리 지하방/ 대각선 방향에는 메세나폴리스 what/ 거기 사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 구절이 귀를 지나갈 때, 내 머릿속에도 자연스레 풍경이 떠올랐다. 합정역 사거리는 나에게도 익숙한 동네다. 망원동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6호선이 없는 망원시장’과 ‘허허벌판 같았던 합정역’을 기억한다. 때문에 빈첸만큼 진지하진 않았지만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저게 메세나폴리스라고? 저런 괴물 같은 건물이 여기 들어서는 게 말이 돼?’ Mnet <고등래퍼2>가 한창 방영되던 얼마 전, 누군가는 빈첸(과 김하온)을 극찬하며 다른 한국 래퍼들을 싸잡아 깎아내렸다. 돈 자랑, 성공 과시 말고 이런 게 진짜 힙합, 진짜 음악이라며. 당연히 나는 이 구멍 난 이분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개인의 성취에서 좋은 영감과 기운을 나눠가지는 것이 힙합의 핵심 정체성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빈첸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에는 나
[마감인간의 music] 빈첸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음악으로 승화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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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질문지를 받았다. “페미니스트로서 결혼은 가부장제에 부역하는 행위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역이라는 말에 일단 간담이 서늘해졌다. 우리 사회에서, ‘부역’이라는 말은 친일 부역자라는 말처럼 주로 국가와 민족을 배신한 자를 지칭하는 무시무시한 용례로 사용되어왔다. 알고 지내던 이웃 사람들끼리 적과 아군으로 갈라져 갑자기 싸우게 된 것도 어리둥절한데, 똑똑한 이웃집 자식에게 밥 한 그릇 넘겨주었다고 해서 공산당 부역자가 되어 총살을 당하기도 하고, 전쟁터에 끌려가면 대가 끊긴다는 공포에 하나 남은 손자를 굴에 숨겨두고 징집을 피하려 한 것이 중대한 국가에 대한 반역죄가 되었던, 그런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부역이니 공모니 하는 말들은 참으로 힘이 세다. 나는 그 말들의 힘이 아직도 무섭다.
부역은 다양한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장 자주 사용되는 부역(賦役)은 한자 뜻으로는 일을 시킬 구실을 말하는데, ‘국가나 공공 단체가 특정한 공익 사업을 위하여 보
혁명과 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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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전>은 깊숙이 할퀴는 호러다. <악마의 씨>(1968)나 <엑소시스트>(1973)처럼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 뒤를 밟아 꿈속까지 따라온다. 신인감독 아리 애스터는 촬영, 음악, 미술 등 모든 영화적 장치를 동원해 이 가족 비극의 공포를 완성했는데 특히 집의 중요성은 치명적이다. 주인공 애니 그레이엄(토니 콜레트)과 남편이 두 남매와 사는 주택의 실내는 눈에 띄게 층고가 높다. 머리 위로도 공간이 한참 남아 인물들이 작고 무력해 보인다. 감독은 2:1의 화면 비율을 택하고 한쪽 벽을 뗄 수 있는 세트를 지어 가능한 한 높고 넓은 실내숏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가족의 집은 미니어처 아티스트인 애니가 매일 만드는 ‘인형의 집’의 확대판처럼, 인물은 외부의 불가항력에 휘둘리는 인형처럼 느껴진다.
05/21
어쩐지 해미(전종서)에 대해 더 이야기해야 할 것만 같다. 귤, 고양이, 우물, 말없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인형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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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석영 / 출연 정하담, 김태희 / 제작연도 2015년
박석영 감독의 <스틸 플라워>는 내 인생의 변곡점에서 마주친 영화 중 한편으로 손꼽을 수 있는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석영의 <스틸 플라워>’라 쓰지 않고 <스틸 플라워>의 ‘박석영’을 내 인생의 영화라고 적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데뷔작 <들꽃>(2014)을 들고 그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들꽃>의 출연배우 중 유독 정하담이 가슴에 박혀 들어왔다. 영화제 폐막 뒤 박석영 감독과 정하담 배우와 나는 해운대의 허름한 밥집에서 아직은 형체를 알 수 없었던 <스틸 플라워>의 이미지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나는 이미지보다는 집 없는 소녀 하담(정하담)이 길 위에서 추는 탭댄스의 사운드를 환청처럼 듣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왔다.
영화로 만나고 싶었던 하담의 <스틸 플라워>가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첫선을
김범삼 감독의 <스틸 플라워> 다시 영화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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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물을 모두 걸러내고 엑기스만 남긴 맛, tvN <스트리트 푸드파이터>는 요즘 보기 드물게 정갈한 프로그램이다. 떠들썩하게 멘트를 주고받는 무리도 없고,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자막도 없고,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무례도, 낯선 음식에 대한 엄살도 없다. 호스트에 대한 신뢰와 컨셉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었다면 이토록 줄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 예능의 관성에서 이리저리 비껴나 남은 것은 단 하나, 백종원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큰 거 시킬걸.” “두개 살걸.” “여기에 밥이 있으면 딱인데.” 외식사업가이기 전에 미식가이자 대식가인 백종원은 무엇이든 기꺼이 즐겁게 먹는다. 낯선 식재료, 식감, 향미를 두려워해서는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없다. 기름이 치이이익 달구어지고, 국물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갖가지 색의 재료들이 팬에서 섞이는 과정은 황홀하다. 홍유, 고추냉이, 코나 커피 등이 밭에서 생산돼 식탁에 오르기까지를 리와인드 편집한 영상은 감각적인 음악,
[TVIEW]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용감한 미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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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어맛!! 공룡이다!
[정훈이 만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어맛!! 공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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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이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해 종종 깨닫고는 한다. 여러분도 그럴 거다. 내 경우는 공포영화, 특정하자면 오컬트 영화를 볼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오컬트 영화는 공포영화 중에서도 이단이나 사탄 숭배, 구마 의식, 기독교 신비주의 현상을 다루는 장르다. <오멘> <엑소시스트> <로즈메리의 아기> <쳐다보지 마라> <위커맨> 같은 영화들을 떠올리면 맞다. 넓은 범주에선 <곡성>도 포함된다.
오컬트 영화와 가정교육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려면 잠시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난 무신론자다. 사안에 따라 불가지론과 유물론 사이를 어지럽게 왔다 갔다 하는, 다소 일관성 없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어렸을 때는 달랐다. 내 유년 시절은 종교를 제외하고 나면 별 할 이야기가 없다. 성서 읽는 걸 정말 좋아해서 숨겨두고 읽을 정도였다. 사울이 바울이 되는 이야기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유전>은 놀랍도록 빼어난 오컬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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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기덕 감독이 <PD수첩>을 고소했다. 자신을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지난해 고소했던 여배우 A에 대해 무고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지난 3월 김기덕 감독 관련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 1145회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제작진 및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다른 여배우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당시 방송에서 여배우 A를 비롯해 다른 여배우 B, C가 김 감독의 성관계 요구 및 성폭행에 대해 폭로했다. <PD수첩>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김감독은 이와 관련해 취재에 응하지 않았으며 반론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
당시 방송을 보면서도, 지금 김기덕 감독의 고소 사실을 접하면서도 만감이 교차한다. 당시 <씨네21>도 이와 관련한 취재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그 반론권 보장과 팩트 체크에 매진하는 가운데 <PD수첩>에서 먼저 보도가 됐다. 그리고 취재원이 일부
[주성철 편집장] 김기덕 감독님, 법 뒤에 숨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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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전시를 보거나 소설을 읽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고 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음악만큼 부드러운 문화는 없다. 우연히 발견한 멜로디와 가사가 마음에 들면 종종 한없이 반복해 듣기도 한다. 싱어송라이터 개럿 세일이 선보인 싱글 《Wound Up》이 그랬다. 갓 26살을 넘긴 그는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나고 자랐다. 작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난 후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미국 특유의 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삶을 살았다. 2014년, 세일은 지역의 한 노숙인 별명을 빌려 ‘윌리엄 와일드’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
2016년 발표한 EP 《Steady Now》는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지은 네곡을 포함한 여섯곡으로 완성했다. 이 앨범에 수록한 <When I’ve Been Gone>은 실제 노숙자이자 중독자의 삶을 산 아버지의 시선으로 불렀다. 지난해부터 차례로 발매한 싱글 《Who Do You Love》 《On an Island》 그리고 2018년의
[마감인간의 music] 윌리엄 와일드 《Wound Up》, 삶을 노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