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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극한직업> 아지트 다시 열어라.
[정훈이 만화] <극한직업> 아지트 다시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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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특집의 주인공은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킹덤>이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주지훈)가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좀비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그들은 괴물이라 불리는데, 일단 시즌1을 본 소감은 이렇게 궁금증만 잔뜩 안기고 6회로 종료해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몰입해서 봤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더 구체적으로 쓰기는 곤란한데, 아무튼 모든 캐릭터에게 비밀을 하나씩 심어두고, 좀비 장르 자체에 대한 반전까지 숨겨둔 채 시즌1을 마무리했다.
한 시즌이 20회가 넘는 미국 드라마에 익숙해 있다 보니 나 같은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적인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만 해도 회당 평균 제작비가 100억원을 돌파한 지 오래다. 다른 인기 미국 드라마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제작비가 상승했
[주성철 편집장] <킹덤> 특집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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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기억으로 남을 때가 있다. 기술적인 의미나 연주자의 유명세와는 다른 결로, 꽤 길게 말이다. 으레 기억이라 하면 친한 사람들과 나눈 경험 혹은 혼자 오래 반복해 듣고 남은 감정이다.
2019년 1월 어느 토요일에 소소한 집들이에 갔다. 선물로 가져간 위스키병을 새로 딴 후, 올해 결혼하기로 한 친구들이 왔다. ‘남’이 튼 음악들이 이야기와 섞여 안주가 되었다. 그중 시가레츠 애프터 섹스가 있었다. 2016년에 나온 싱글 앨범 《K.》와 같은 제목의 노래였다. 밴드의 프런트맨 그렉 곤살레즈의 소년 같은 목소리와 앰비언트와 슈게이징이 섞인 연주가 어울렸다. 그에게 음악은 일기 같은 것이라고 했던 문장을 어디선가 보았다. 삶이란 국적과 시대가 달라도 엇비슷한 면이 있다. 자신과 친구들의 고민, 사랑과 삶, 가끔 선명한 기억일 수도 때로는 아픈 기억이기도 하다. 그런 노래가 차곡차곡 쌓여서 첫 번째 정규 음반이 되었다. 음반 제목은 밴드 이름과 같은 《Cigarettes Afte
[마감인간의 music] 시가레츠 애프터 섹스 《Cigarettes After Sex》, 기억으로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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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미언 셔젤 / 출연 마일스 텔러, J. K. 시먼스 / 제작연도 2014년
지금보다 더 어릴 적,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처음으로 드럼을 배웠고, 선생님과 일주일에 5일 이상 연습실에서 살았던 것 같다. 처음 배웠던 드럼은 나를 흥분시켰고 하면 할수록 더 배울 게 많다는 점이 나에겐 행복이었다. 연습실에서 몇 시간씩 연습하다 쉴 때면 가끔 방음부스에서 드럼 소리가 새어나왔는데, 그 새어나오는 드럼의 강렬한 킥 소리를 듣고 있는 것조차 좋았다.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리였다. 그렇게 항상 시간이 날 때면 연습실에 들렀고, 드럼을 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사정이 생겨 더이상 연습실에 갈 수 없게 됐고, 드럼을 이전만큼 자주 못 쳐 아쉬워할 때쯤 영화 <위플래쉬>가 개봉한다는 소리에 극장으로 바로 달려갔다.
누구에게나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영화가 있다. 나에겐 <위
[내 인생의 영화] 성유빈 배우의 <위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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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문학의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진행하는 해외 연구자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노벨 문학상에 대한 한국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을 언급하며 아주 기본적인 그러나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자동적으로 ‘국위 선양’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국위 선양은 아마도 스포츠 분야에서 두드러질 것이다. 선수들은 모두 유니폼을 입고 그 유니폼에는 국기가 새겨져 있다. 관중의 환호성과 선수들의 질주하는 몸이 하나가 돼 고양되는 열광과 승패의 드라마는 국위 선양이라는 진부한 말에 생생한 육체성을 부여한다.
문화예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해외 한국문화원, 한국문학번역원 등의 기관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해외에 소개하려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기조를 단순히 후발주자의 과도한 인정욕망의 발로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문화 선진국인 프랑스도 문화부 산하의 국립도서센터(Centre national du
세상 구석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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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3살 아이들의 얼굴에 자신이 입었던 팬티를 씌우는 남자가 있다. 깊은 물에 아이를 던져넣어 허우적대는 걸 보며 낄낄대고, 뛰어가는 아이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아들이 싫다는 데도 성기를 만지고 친척들 앞에서 꺼내 보인다. 아이가 울든 말든 “내가 우리 아들 사랑해서 그러는 게 뭐가 문제냐”라는 남자는 아무 데서나 아내의 가슴을 만지고도 당당하다. “내 마누란데 뭐 어때? 넌 내 거야.” 독박가사, 독박육아가 더해져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얻은 아내는 눈물까지 흘리며 남편을 고발했지만 마지막 한마디는 대부분 출연자가 그랬듯 “사랑해”였다.
아내와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남자의 명백한 폭력과 아동학대에 대한 증언 사이 MC 신동엽, 김태균의 성적인 농담과 방청객들의 폭소가 끼어들었다. 남편을 적당히 ‘혼낸’ 뒤에는 “과도한 장난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에게 자문”했다는 멘트도 등장했다. 그러나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문제는 그것이 ‘장난’이 아니라 폭력임을 직시하
[TVIEW]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웃을 일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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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설이 다가오면 ‘이제 진짜 새해가 되었구나’하고 정신이 번뜩 듭니다. 어른이 된 후로 설이라고 해서 용돈 받을 일도 없고, 선물 줄 사람도 없지만 그럼에도 긴 휴가를 맞는 것은 설레는 일입니다. <씨네21>도 명절을 맞아 독자 여러분께 소소하지만 그럴듯한 영화 관련 선물들을 준비해봤습니다. 뭐, 값나가는 것들은 아니지만 굿즈들을 이렇게 한번에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참여방법은 지금 보고 계신 1191호 엽서 뒷면에 퀴즈 정답과 설문에 답해 2월 17일(일)까지 보내주시면 됩니다(도착일 기준). 영화 퀴즈의 정답과 당첨자는 1195호에 발표합니다(문의 [email protected]).
* 자세한 선물의 종류와 이미지는 1191호 지면에서 확인하 실 수 있습니다.
[정훈이 만화] 2019 설날 퀴즈 - 복면퀴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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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를 건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설 연휴다. 모처럼 주말이 끼지 않은 명절이라 다들 부푼 계획을 세우는 것 같다. <씨네21> 기자들 또한 평소보다 두툼한 잡지를 만드느라 녹초가 됐다. 먼저 장영엽 기자가 곧 한국 관객과 만나게 될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올해 3월 공개될 6편의 에피소드는 2018년 가을 영국 <BBC>와 미국 <AMC>에서 방영한 방송판과 다양한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감독판으로, 국내 VOD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왓챠플레이를 통해 전세계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 박찬욱 감독을 만나 <리틀 드러머 걸>의 제작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더불어 김성훈 기자가 <리틀 드러머 걸>을 촬영한 김우형 촬영감독과 또 다른 기대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촬영한 홍경표 촬영감독의 만남을 주선했다
[주성철 편집장] 즐거운 설 연휴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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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플로어에서도 상황에 따라 잔잔한 음악을 틀어야 할 때가 있다. 인적이 드문한 초반 시간에 쩌렁쩌렁 울리는 뱅어를 틀어도 이상할뿐더러 메인 타임에도 때로는 완급을 조절하기 위해 분위기를 식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야 할 때도 있다. 수많은 관객이 아수라장이 된 채 끼어 더 큰 흥분을 원한다고 아우성치고 있을 때는 그들을 만족시킬 환상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댄스 플로어의 스타들은 주로 터트리는 걸 잘하는 사람들이다. 디제이든 프로듀서든 하이라이트에서 완전히 관객을 미치게 만들 트랙을 가졌느냐 말았느냐가 그가 댄스 신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느냐 마느냐와 동의어다.
케미컬 브러더스는 터트리는 걸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팀 중 하나다. 그리고 《MAH》는 케미컬 브러더스가 얼마나 메인 타임 트랙에 강한지 그대로 보여주는 트랙이다. 에너지를 모아가며 긴장을 상승시키다 일거에 터뜨리는 ‘드랍’ 주조술이 대단하다. 고음의 신스들이 현란하게 공간을 휘젓는
[마감인간의 music] 케미컬 브러더스 《MAH》, 레이브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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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전학 첫날의 일이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반 아이들은 통과의례처럼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봤고, 그 질문 중 하나는 100m 달리기 기록이었다. 당시 그 학교에서 달리기 시합이 한창 유행인 모양이었다. 나는 당시 이제 막 과체중으로 진입 중이라 작고 통통한 체격이었지만, 100m 달리기는 14초대, 그 전 학교에서 여자 중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기록을 말해주자 갑자기 호의적이던 아이들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아무래도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진짜야. 항상 계주 주자로 나갔다고. 그럼 증명해봐. 내일 종례 후 시합이다. 그렇게 전학 온 첫주 내내 나는 이틀에 한번꼴로 운동장을 뛰었다. 세 번째 경기에는 구경꾼들이 확연하게 늘었다. 그때부터는 더이상 전학생인 내 실력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어느새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중 달리기 최강자를 결정하는 분위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달리기는 항상 좋아했으니까, 이걸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달리기 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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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의 노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버나움>은 검거된 소년 자인의 나이를 치아로 추정하는 광경으로 시작한다. 12살로 짐작되는 소년은 또래보다 체구가 작다. 반면 20대처럼 행동하고 40대의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인은 욕을 들으면 곧장 욕으로 맞받아치고 연명하기 위해 좀도둑질을 망설이지 않는다. 조그만 소년은 크고 힘센 어른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항상 눈을 위로 치뜨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가 좀더 거친 영혼을 가졌다면 이런 모습일까? 베이루트 거리에서 캐스팅된 비전문 배우 자인 알 라피아는 나아가 할리우드 청춘스타 같은 카리스마로 관객을 당황스럽게 한다. 게다가 <가버나움>에서 미성년 배우의 놀라운 연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자인이 돌보게 되는, 걸음마도 못 뗀 아기 요나스(보루와티프 트레저 반콜)는 사상 최연소 명배우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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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래>는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모털 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