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일본 공포 걸작 중 하나이자 국내 걸작 스릴러들에도 많은 영감을 불어넣은 영화 <큐어> 4K리마스터링이 7월 6일 개봉을 예고한 가운데 일본 국민 배우 야쿠쇼 코지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평범한 일상 속 예기치 않은 공포를 자아내는 <큐어> 4K리마스터링의 개봉이 7월 6일로 예정된 가운데 주인공을 맡은 ‘야쿠쇼 코지’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큐어>는 엽기적인 연쇄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섬뜩하고 기묘하게 그려낸 범죄 스릴러이자, 사건을 쫓는 다카베 형사(야쿠쇼 코지)와 미스터리 인물 마미야(하기와라 마사토) 사이의 심리 대결을 그린 전설적인 세기말 공포 걸작으로 공포 매니아나 영화 팬들 사이에서 반드시 봐야할 ‘필람’ 영화로 알려져 왔다. 봉준호 감독도 <살인의 추억>을 만들 때 영향을 받은 작품임을 고백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영화에서 야쿠쇼 코지는 집에서 아픈 아내를 돌보는 동시에 범인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형사 다카베 역을 맡았다. 그는 1997년 <큐어>에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일본 열도에 사교댄스 붐을 몰고왔던 영화 <쉘 위 댄스>의 평범한 샐러리맨 스기야마 역을 맡아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였다. 대스타인 야쿠쇼 코지가 작품 제의를 수락했을 때 기요시 감독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동년배인 두 사람은 이 영화로 동료이자 절친이 되었고, 야쿠쇼 코지는 지금까지 기요시 감독의 <회로>, <절규> 등 공포 영화 뿐 아니라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도쿄 소나타> 등 작품 8편에 출연하며 명실상부 기요시 감독의 페르소나가 된다.
야쿠쇼 코지는 처음부터 배우를 꿈꾸던 사람은 아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으로 일하던 어느 날 나카다이 다츠야의 연극 <밑바닥>을 보고 큰 감명을 받고 배우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1978년 연극 <외디푸스 왕>으로 배우에 입문하고 TV드라마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서 오다 노부나가 역으로 인기를 얻게 된다. 영화는 처음으로 85년 이타미 주조 감독의 <담포포>에 출연, 야쿠자 두목을 연기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90년 <오로라 아래서>로 일본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는다.
1996년 <쉘 위 댄스>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마약극도>, <잠자는 남자> 등도 호평을 받아 그 해 일본의 모든 영화상을 휩쓴다. 다음 해인 1997년에 개봉된 <실락원>도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해외까지 이름을 알리게 된다. 2000년에는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에서 버스 납치 사건으로 고통받는 버스 운전사 ‘마코토’역을 맡아 열연, 대중 영화와 작가주의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며 일본의 국민 배우로 위치를 확고하게 다진다.
2000년대 이후 자국 내에서는 주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8편에 출연했고, 해외에서 2005년 롭 마샬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 2006년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에 출연해 국제적 인지도를 높인다. 비교적 최근에는 <세 번째 살인>(2017)과 <고독한 늑대의 피>(2018)로 90년작 <오로라 아래서> 이후로 일본아카데미 남우주연상 3관왕을 달성했다. 가장 최근작은 <멋진 세계>(2020)로 감옥에서 13년을 복역한 후 출소한 전직 야쿠자 ‘미카미’를 연기해 일본 대표 영화 매거진 ‘키네마 준보’가 선정하는 ‘베스트 10’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