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직업미술
- 성별남
소개
처음에는 귀신 코디네이터였다. 귀신의 의상을 챙기는 스탭인가 싶었다. 호러 코디네이터로 엔딩 크레딧에 오르게 됐다는 말을 들었지만, 역시나 아리송했다. 초상화를 둘러싼 전설을 소재로 하는 공포영화 <므이>의 호러 코디네이터 이재윤씨는 애초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만 합류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후 영화제작 전 과정에 걸쳐 호러영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제공했다. 쉽게 말하면 호러영화가 객관적이고 대중적이며 합리적인 공포를 갖출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그의 할 일이었다. 요컨대 그는 공포라는 감정과 이를 유발하는 다양한 방법과 스타일에 관한 전문가라는 이야기다. 요 몇년 충무로 호러영화를 강타했던 J호러 이외에도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호러영화를 김태경 감독에게 추천하고, 각각의 공포에 대해 브리핑하며 전반적인 영화 스타일에 대해서 조언했다. 시나리오 완고가 나온 뒤에는 등장하는 귀신의 형태나 분위기에 대해 감독과 논의했고, 이를 자연스럽게 보좌하는 드라마상의 디테일까지 이야기했다. 특수효과나 CG, 미술팀과의 모든 회의에도 빠질 수 없었다. 단순한 깜짝쇼를 배치한 것은 호러영화가 될 수 없다고 믿는 그의 목표는 단지 관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을 진짜로 무섭게 만드는 것. <주유소 습격사건>의 제작부였고, 이후 각종 영화의 연출부로 참여한 감독 지망생 이재윤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호러영화 마니아다. 초등학교 1학년 때 <13일의 금요일>을 본 뒤의 충격을 잊지 못하고 각양각색의 호러영화를 줄기차게 봤다. 전대미문의 스탭으로 엔딩 크레딧에 오르게 된 인연은 “네가 공포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니, 와서 한번 그냥 좀 봐달라”는 부탁에서 출발했다고. 그는 최종 결정은 언제나 감독의 몫인 만큼 자신의 조언과 감독의 선택 사이에서 적정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고 기억한다. 나름의 롤모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호러 코디네이터로서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 현재는 자신의 연출 데뷔작으로 또 다른 공포영화를 준비 중이다.